오늘 6 : 가장 짧은 시

2023.3.10.

by 김경윤

슬픈 날은 술퍼

술푼 날은 슬퍼



대학시절 혜화동에는 시집도서관이 있었다. 공강이 생길 적이면 그곳에 들어앉아 시를 쓰곤 했었는데, 그곳 한 쪽 벽에는 커다란 글자로 두 줄 시가 적혀있었다. " 슬픈 날은 술퍼 / 술푼 날은 슬퍼." 그 슬픔과 술풂이 도돌이표처럼 연속되는 그 시를 조용히 뇌까리면 슬픔이란 것이 밀려오기도 하고, 덩달아 술도 고파졌다. 그리고 그것이 내 젊은 날의 모습이기도 했으니. 아직까지 지은이를 알지 못하는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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