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1 : 독서

2023.4.28.

by 김경윤

직업이 인문학 작가이자 강사이다보니 책과 친해질 수밖에 없다. 도대체 책을 얼만큼 읽느냐는 질문을 여기저기서 여러 차례 받는다. 의식적으로 권수를 헤아려보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대략 한 달에 10권 정도 되는 것 같다. (젊은 시절에는 그 두세 배쯤 됐으려나?)

모든 책이 재밌냐고? 이 질문은 우회해서 답해야겠다. 생활이 재미로 꾸려지는 것이 아니듯이, 식사를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니듯이, 책 또한 그렇다. 어떤 책은 재밌고 어떤 책은 재미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편식하면 몸에 해롭듯이 재미만으로 편독하면 정신에 해롭다. 골고루 먹어야 하듯이 골고루 읽는 편이다.

독서행위 또한 마찬가지. 책 읽는 것이 늘 재밌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난 독서를 나의 삶에 기본값으로 정해놓고 산다. 그것도 남이 시켜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고 내가 원해서 걸어왔던 것이니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의무와 선택이 교차한다. 강의를 위해, 독서토론을 위해, 책소개를 위해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 의무적 독서영역이다. 그렇지만 강의든 토론이든 소개든 내뜻이 반영되기도 한다. 선택의 영역이다. 그밖에 우연히 눈에 들어와서 읽는 책도 있다. 제목 때문일 수도 있고, 트랜드 때문일 수도 있고, 흥미를 유발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우연의 독서도 꽤 즐기는 편이다. (우연의 독서가 많은 영감을 주기도 한다.)

나는 사람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듯이 책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즉 평가의 기준을 최대한 하향선으로 내린다. 그러면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읽는 대부분의 책이 웬만하면 높은 만족도를 준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나는 관계의 인과응보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잘해볼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결과가 안 좋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일대일 교환의 대칭적 삶은 재미없다.

지금은 무슨 책을 읽는 중이냐고? 다음 달 첫째주 월요일 한양문고에서 열리는 <진짜인문학>에서 초대한 김영준 작가의 《지금 살아남은 승자의 이유 - 먹히는 브랜드의 비밀》을 읽고 있다. 의무적 독서영역에 속하는 책이다. 재밌냐고? 평소에 눈도 주지 않았던 책인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연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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