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 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8월 18일부터 20일까지 강원도 양양으로 동녘교회 여름수련회를 왔다. 금요일 저녁 뒤늦게 도착하니, 교우들은 바닷가에서 낙조를 구경하고 오는 참이었다. 9시 반, 식당 탁자에 두런두런 둘러앉아 가족 이야기, 종교 이야기, 사랑 이야기를 몇 마디 단어로 이야기한다. 맥주도 한 캔 하며, 과일도 깎아 나누며, 조용히 노래도 부르며, 하루를 마감한다. 마지막 순서로 목사님이 시 한 편을 낭송한다. 위에 인용한 시다.
밖으로 나오니 별들이 총총하고, 바람이 시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