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송이 스프
학창 시절에 한 번쯤은, 열공하던 밤의 간식으로 먹었던 양송이 스프.
토스트 바삭하게 구워 스프에 찍어 먹었던 그 추억의 맛.
그때 그 스프.
어렸을 때 먹었던 그 스프가 먹고 싶다고 쳐들어온 딸.
임신한 것이 큰 벼슬이 되어 먹고 싶다고 하면 뚝딱 만들어내는 줄 안다. 정작 엄마는 기억에 없는데 어린 시절에 많이 먹었다고 우긴다.
아직도 여전한 오뚝이 양송이 스프가 (요즘 맞춤법 표기법으로는 수프가 맞지만 오뚜기 스프는 스프다)있으니 맛있게 끓여 주마하고 준비한다.
양파 한 개, 새송이 버섯 한 개 쫑쫑쫑 다져 현미유에 볶아 놓고 스프 파우더를 물에 풀어 넣는다. 약불에 조용히 저어가며 끓인다. 고소한 냄새가 집안을 휘젓기 시작한다.
스프가 끓고 있는 동안, 어설프게 만들어 놓은 발효종 치아바타를 팬에 굽는다.
스프를 그릇에 담고 파슬리 대타로 쑥갓이 등판한다. 그 위에 통후추를 드르륵드르륵 갈아 뿌린다.
드디어 추억의 맛, 그때 그 스프가 탄생한다.
양송이 스프
빵을 찍어 먹어도, 빵과 함께 스프를 떠먹어도, 빵 따로 스프 따로 먹어도, 나무랄 것 없이 맛있다.
딸도 추억속의 옛날 맛이 난다며 맛있게 잘 먹는다.
추억이 숨어있는 음식보다 더 맛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 때 그 시절의 기억들이 비법의 조미료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심한 입덧 없이 요것조것 어렸을 때 먹었던 맛을 기억해 내는 덕분에 태아도 잘 먹고 잘 크고 있으니 감사할 일이다. 내일은 또 어떤 추억의 맛을 기억해 낼지 자못 궁금하다.
- 양파와 버섯을 볶다가 양송이스프 파우더를 풀어 넣고 중 불에 저어가며 10분 정도 끓인다.
- 식빵이나 모닝빵을 준비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