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부침과 애플 명란 달걀말이
외출했다 돌아오니 남편이 반색을 한다.
오늘 집 청소를 하는데 두 시간이나 걸렸다, 힘들었다 하면서 두부 부침에 막걸리를 마시고 싶다고 한다. 상을 달라는 말이다.
청소에 진심인 남편은 화장실 청소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했으리라 생각하니 그깟 두부 부침이야 팬에 구우면 되는 아주 쉬운 일이니 얼마든지요 하며 부엌으로 간다.
두부를 잘라 소금과 후추를 뿌려두었다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설마 요리에 진심인 내가 두부 부침으로 끝낼 순 없지 하며 달걀 세알을 꺼내온다.
달걀을 깨어 풀고 홍고추, 청고추, 버섯을 다져 넣다가 명란이 눈에 띄기에 명란도 넣어본다. 그러고 보니 이건 일식집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 안주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구워진 두부를 나란히 담고 다진 고추와 참깨를 뿌려 한 접시 완성한다.
명란 달걀말이가 짭짤할 수도 있으니 사과를 곁들여 볼까? 사과를 얇게 잘라서 기름 없이 굽는다. 명란 달걀말이에 구운 사과를 얹어 또 한 접시 완성한다.
남편은 막걸리를 주전자에 담고 식탁을 세팅한다.
" 사장님~ 안주 두 접시 나왔습니다"
나의 경쾌한 소리에 달려와 안주 두 접시를 들고 가는 남편의 뒷모습도 경쾌하다.
남편이 좋아하는 두부와 달걀과 막걸리의 조합으로 젊은 시절처럼 불타는 금요일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품위까지 있는 금요일이 되어간다.
그래 오늘은 우리의 조품금이다.
늘 그렇듯 가을은 짧고 우리의 하루도 짧게 저물어간다.
금요일의 주안상
두부 부침 - 초간편 요리 한 접시
- 두부 한모를 8조각으로 잘라 소금과 후추 뿌려, 들기름에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 홍고추, 청고추와 참깨로 예쁘게 뿌려 준다.
구운 사과
- 얇게 썬 사과를 기름 없이 팬에 앞, 뒤로 굽는다.
명란 달걀말이
- 명란젓, 청고추, 홍고추, 버섯 등을 다져 달걀물과 섞는다
- 잘 달궈진 팬에 넓적하게 구워 돌돌 말아가며 익힌다.
tip - 이때 각을 잡아 익히면 네모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애플 명란 달걀말이
구운 사과에 명란 달걀말이를 싸 먹는다. 두부 부침에 가리비 젓갈 살짝 올려 먹는다.
명란 터지는 소리에 놀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