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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지않는개복치 Dec 15. 2023

AI와 사람은 꽃처럼 키워야 하는 것

디지털 미래와 전략 12월호 

사람은 키워야 하는 것이다. 

꽃처럼 식물처럼 물을 주고 정성을 들여 꽃을 피울 때까지 기다려주고 애정을 주어야 한다. 난 이게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 AI도 시간을 들여 천천히 키워야 한다고 여긴다. 


월간 잡지 디지털 미래와 전략 12월호가 나왔다. 디지털산업 쪽 동향 분석하는 매거진이다. 내용의 상당량이 Ai를 다룬다. 할리우드 배우과 작가들이 파업을 했다. AI 때문이다. 기사는 할리우드 작자-배우 동반 파업 타결의 주요 의미와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생태계의 향배를 다룬 편이 중점적으로 다뤘다. AI가 할리우드에서 작가와 배우 역할을 대신하는 상황에서 파업이 일어났다가 타결된 부분인데 어디까지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통제해야 할지 동의했는지를 다루며 미래의 향방을 걱정스럽게 논의하고 있다. 


이에 맞물려 다른 기사를 본다. 2023년 게임시장 결산. "훌륭한 게임 등장한 최고의 해이자 수많은 업계 종사자들이 직장을 잃은 최악의 해" 기사가 있다. 직장을 잃은 쪽은 AI로 대체가 가능한 비주얼 아트나 IT, QA, 일반 사무 쪽이란다. 작가나 배우뿐 아니라 이 쪽도 현재 AI 때문에 힘들어질 전망이다. 


제레미 리프킨이 말했던 노동이 종말 되기도 전에 사람이 사라지겠다. 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디지털 플랫폼들이 생겨나며 중간 단계가 무너지고 사람 자체도 부품화되고 있다. 큰 기업은 돈이 안될 것들에 돈을 들이는 게 큰 곳들의 일이고 큰 우산이 되어 작은 곳을 보호해 주며 사람도 AI도 키우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 공을 들여야 괴물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큰 기업들은 꽃을 키울 생각은 없이 남의 화원에서 사다가 화분 채로 심는다. 화분 채로 심다가 시들어 죽으면 가져다 버리고 다시 새 화분으로 교체한다. 일하는 방식이 남의 나라 잘 나가는 앱 같은 거 스타트업이나 무슨 프로그램이나 사 온다. 큰 곳들은 사람에게 기계에게도 키울 돈도 시간도 들이지 않는다. 우리도 마찬가지 짓을 하고 있다. 


황당하게도 우리가 싸워야 하는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AI다. 사람과 기계를 링 위에 올려놓는 짓을 큰 기업들이 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이 지면 아웃. 앞으로 인건비를 줄이려는 목적과 인간이 하는 역할대체로 Ai기용이 더 빨라질 상황이다. 잡지에 또 다른 기사는 향후 웹툰시장의 전망을 다뤘다. 현재 인기 웹툰은 드라마를 하기에 빅테크들이 거대한 플랫폼에 연결시키거나 스튜디오 제작사를 합병하거나 해서 더 빠르게 대형 사업을 확장시켜 가는 추세를 다루고 있다. 빅테크의 존재감이 더 확대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큰 기업들이 해야 되는 일은 안 하고 거대한 공룡이 되어 먹어치우고 있다. 올해 공룡 박물관에 갔다가 봤는데 거대하게 큰 공룡이 풀을 뜯어먹는 공룡 박제를 봤다. 공룡도 저런데 옛말에 등치 값도 못한다고 하더니 지금 거대한 공룡으로 자라는 기업들이 하는 행태가 그렇다. 


AI와 싸우는 파업 기간 동안 캘리포니아 버스 전광판에는 작가들의 간절한 파업 선언 광고가 실렸단다. 지인 말을 들이니 심각하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다가 지쳤다니 그때 지인이 한 말이 떠오른다. 누가 책을 보나요. 누가 글을 쓰나요. 이 것은 예술이기에 어딘가에서 누구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예술을 계속 해내갈 거예요. 인간은 예술을 놀이로 즐거움으로 자유로 누린다. 결과만 아니라 예술을 향유하며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즐거움과 고통이 있고 희열이 있다. 인간은 왜 계속 뭔가를 활동하고 만들어내야 하는가에 대해서 우리는 AI보다 못하지만 그 모자람 때문에 우리는 여기에 있고 예술을 줄길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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