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깨 고양이를 만난 날

by 죽지않는개복치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시간을 가져봐.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 봐.


힘을 내봐.

노력해 봐.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저게 욕 나오게 할 때가 있다.


저 말들이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들어서다.


사람이

아무리 애써도

안될 순간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입이 열려


나도 너무 쉽게 말했다.




먼 훗날 깨닫고 보니


멍청했다.





진짜 저 순간은

깜깜한 밤


아무도 완전히 나를 이해할 수 없고

나를 이해한다 해도


내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기 어려워

죽고 싶기만 하고


다시 살고 싶어 지기를 반복하는

외로운 순간이었다.




여기서 들은 자깨 고양이를 만난 날 이야기이다.


봄 밤 어느 날

그 깜깜한 밤에도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어

더 답답하고


어떻게 할 수가 없어

눈물만 나던 그 밤.


혼자 울면서 살려고 맘을 달랬던 속상한 밤

가족들이 깰까 봐

울음을 참고 밖으로 나왔단다.





그때 갑자기 수풀 속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뚫어져라 쳐다봤다.


눈이 딱 마주친 냥이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더니


다가와서는

발라당 몸을 뒤집어버렸다.


이상하게 웃음이 났단다.


제멋대로잖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를 위로하네.


냥이가


"너무 걱정하지 마.

그냥 이렇게 살아도 돼."


그렇게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단다.




그날

아주 작게라도


아주 희미하게라도

살아보기로 했다고 결심했다.


그 밤 품 안에 데리고 온 길냥이 이름은

그래서 '자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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