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성문을 쓴다

by 죽지않는개복치

나는 어릴 때부터 특별히 잘하는 게 없었다. 관심 있는 것 빼고는 열심히 뭔가를 하지도 않았다. 힘들면 빠른 포기를 선택했다.



그것에 크게 불만이 없었다. 어떻게 보면 영악하게 하루하루를 대충 때우며 살아왔다.

그런데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분들을 만나며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살아왔구나..."먹먹해졌다.



다들 도저히 구질구질거려서 비참해서 못살겠다 아우성이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고통과 비교해 아주 쉽게 말했다. "그쯤이야"



여기 세상은 책과 다큐에서 본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비슷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과 상상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있었다.



수치심을 안겨주고 지독한 모욕을 주어 스스로를 혐오하게 만드는 세상이 있고 그곳에서 나는 나를 벌주며 버티고 있다는 걸 여기 와서 보았다.



대부분 이들은 잘못도 없었다.




한참 듣다 보면 내가 갔던 무인도의 바다가 떠올랐다. 바다 위로 반짝거리는 찰나의 햇살처럼 사람들이 갑자기 눈부시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은 심장이 이유 없이 뜨거워졌다. 이들은 저마다 마주하는 고통 앞에서 몸부림치면서도 어떻게든 파도와 맞서 버티려 했다. 부서지는 파도와 부딪치며 끝까지 이겨내려 애썼다.



하얀 포말로 남을지언정.




살기가 이렇게 비참한데 왜 우리는 말려야 될까라는 고통스러운 고민을 나도 한다. 그런데 똑같은 시련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달랐다.



주변에 도울 사람이 있다면 위기를 넘겼고 잘 지냈다. 죽을 고비를 넘기는 시련은 그 사람을 단단하게 해 주고 새로운 무대를 살게 해 줬다 비록 흉터는 아물지 않았어도 말이다.


그 도움이란 게 거창한 게 아니었다. 따듯한 말 한마디였다. 진심으로 말해줄 때 사람들은 마음을 돌이켰다.




“저 같은 사람도 살아야 하나요?”

“네!”



그 네! 에 누군가는 멈췄다. 절박해서다. 나는 이토록 절박하게 인생을 살아 본 적이 있었나. 그래서 반성문을 지금 적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당신은 엄청 소중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