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기준

유용함, 즐거움, 선량함

by 최정임

친구가 캐나다로 1년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였는데 벌써 10년이 넘었다. 가족들보다 더 자주 보던 고등학생 시절, 함께 첫 술을 마시며 인상을 잔뜩 찡그렸던 기억, 떨어도 떨어도 그치지 않는 수다들. 자주 얼굴을 볼 수 없는 요즘이지만 괜히 마음이 서운해온다.


우정이란 참 신기한 것 같다. 가족의 사랑처럼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연인과의 사랑처럼 불타오르지 않는다. 우정은 마치 마법 같은 연결고리로 두 사람을 이어주는데, 이는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존중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우연히 마주한 사람들 중에서도, 서로를 선택한 사람. 그게 바로 친구인 것이다.


좋은 친구는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은 단순히 인간관계의 연장선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확고한 지지와 의미를 부여한다. 부모님이나 형제자매에게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친구에게는 털어놓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좋은 친구를 만나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들과 함께하는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기를 기대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친구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이며,
더 나아가 무엇이어야 할까?


사람마다 친구의 기준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공통된 관심사나 가치관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다른 사람은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우정을 쌓는다. 또한, 어떤 사람은 함께 성장해 나가는 동반자로, 또 다른 사람은 삶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사람으로 친구를 인식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준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면, 유용함, 즐거움, 선량함으로 나눌 수 있다.


유용한 친구는 우리의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이들은 직장 동료나 독서모임 지인처럼, 우리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함께 노력하거나, 지원을 해준다. 하지만 유용함만을 기준으로 친구를 사귀면, 목적이 사라졌을 때(직장을 옮긴다든가, 모임을 그만둔다든가) 우정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즐거운 친구는 함께 있으면 유쾌함을 주는 사람이다. 이들은 배꼽 빠지게 웃긴 밈을 보내주는 등 나의 유머 감각을 꿰뚫어 보며, 대화를 나눌 때면 척척 맞아떨어진다. 그러나 나이가 들거나 습관이 바뀌면서 이러한 친구들은 점점 멀어지게 되고, 결국 행복한 추억과 향수 속에만 남게 된다.


선량한 친구는 나의 행복과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우리가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조언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또한, 함께 나눈 비밀들을 지키고, 가장 힘든 순간에도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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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친구의 특성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코 선량한 친구이다. 물론 한 친구가 세 가지 또는 두 가지 유형을 겸할 수도 있다. 앞쪽 두 유형의 친구를 버릴 필요는 없으며, 그 유형을 파악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특성은 선량함이며, 진정한 친구는 우리의 삶을 완성시킨다는 것이다.


우정은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하며 삶의 여정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선물이다. 다양한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지혜와 지지를 얻고,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은 어떠한 의미를 지닐까? 무한한 애정을 담아 친구에게 안부 문자를 보내본다.



#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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