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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 Feb 12. 2021

휴대폰을 휴대하지 맙시다

나는 평소에 휴대폰을 잠근다. 그걸 도와주는 어플이 있다. 내가 원하는 시간 동안 잠금을 눌러두면, 전화, 문자, 카메라 같은 기본적인 기능 외에는 실행할 수가 없다. 진짜 목적은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으려는 거다. 


모바일을 통해 웹사이트나 카카오톡 등에 접속하다 보면 쓸데없는 시간 낭비로 이어진다. 생산적인 일에는 10% 쓰고, 나머지는 그저 시간 때우기였다.


설날 연휴를 맞이해서 마음이 풀어져 핸드폰을 미처 잠그지 않았다. 핸드폰을 총 4시간 이용했는데, 그중에 3시간 반은 웹툰을 보거나 틱톡에 접속했다. 


대한민국 성인 남녀가 하루에 핸드폰을 사용하는 시간은 3-4시간 정도라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전화를 받거나 지인들과의 메신저 대화를 제외해도 2,3시간은 분명 불필요한 시간일 것이다. 


만약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운동을 한다면 1년 후에 나의 모습은 상당히 다를 것이다.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스티븐 킹은 이렇게 조언한다. 


"어디에 가든지 책 한 권을 들고 다닌다. 언제 어느 때 탈출구가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앞에 자동차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을 때도 있고, 수강 취소 신청서에 지도 교수의 서명을 받으려고 어느 따분한 대학 건물의 복도에서 15분쯤 기다려야 할 때도 있고, 그 밖에도 공항 대합실에도, 비 오는 오후에 빨래방에서, 그리고 귀중한 신체 일부를 난도질당하려고 최악의 장소인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가 지각하는 바람에 꼬박 30분을 허비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책은 필수품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은 그 귀중한 자투리 시간에 핸드폰을 쳐다본다. 나는 1년 전부터 핸드폰을 잠그고 책 한 권을 갖고 다닌다. 스티브 잡스(아이폰의 창시자)의 유혹을 이겨내고, 스티븐 킹을 따라 하니 꽤 많은 책을 읽었다. 설 연휴 하루 핸드폰을 열어 놓았다가 다시 그 사실을 깨닫는다.

 

2021. 2. 12(금) 설날 연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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