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소녀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늘 건너던 다리가 강물에 휩쓸려 무너져 있었다.
보수공사가 한창이라 소녀는 어쩔 수 없이 먼 길을 돌아가야 했다.
짐도 무겁고, 발도 아파서 돌아오는 내내 힘들었다.
집에 도착한 소녀는 아픈 다리를 어루만지며 야옹에게 말했다.
“집에 오는데 다리가 무너져 있었어. 그래서 짐도 많은데 엄청 멀리 돌아왔어.
나처럼 운 나쁜 아이는 없을 거야.”
야옹이 물었다.
“건너다가 무너진 건 아니고?”
“응, 그건 아니야. 사람들이 고치고 있었어.”
“그럼 정말 다행이네.”
소녀는 짜증이 났다.
“내가 이렇게 힘들게 돌아왔는데 뭐가 다행이야!”
야옹이 말했다.
“그래도 무사히 돌아왔잖아. 만약 건너는 중에 무너졌다면 더 큰일 났을 거야.”
소녀는 잠깐 멈칫했다.
건너고 있을 때 무너졌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맞아, 그렇긴 해. 근데 너, 자꾸 그러면 짜증나.”
야옹은 웃으며 말했다.
“역시 넌 세상에서 제일가는 행운아가 분명해!"
야옹의 말을 들으며 소녀는 생각에 잠겼다.
야옹 말대로 생각하면 정말 행운이 나를 따르는 것 같았다.
그 순간에는 항상 당황스럽고 화가 나지만, 야옹 말대로 이렇게 돌이켜보면 결국 그 일도 감사하게 되는 마음이 신기했다.
"그런데 왜 그때는 이렇게 생각을 못했을까?"
야옹은 조용히 말했다.
"좋은 일은 밤송이 같은거야."
"밤송이?"
"밤송이에 찔리면 따끔하지? 하지만 밤송이를 까보면 결국 맛난 밤이 들어있잖아. 좋은일은 그런거야!"
소녀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구나 밤송이!"
신기하게도,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느 새 아팠던 다리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