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비가 오던 어느 날, 소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바람이 차갑게 불어, 옷깃을 여미며 걷는데, 작고 약한 울음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짹…”
나무 아래에 작은 새가 젖은 몸을 떨며 누워 있었다.
작은 새는 나무에서 떨어져 다친 듯 보였다.
젖은 날개를 접을 힘도 없이 파르르 몸을 떠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소녀는 새를 품에 안고 몸을 데워 주었다.
그러자 새의 작은 온기가 느껴졌다.
소녀는 새를 데려가고 싶었지만, 자신이 새를 잘 돌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됬다.
만약 새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소녀는 그 슬픔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이 들자 자신의 부족한 부분만 끝없이 떠올랐다.
차라리 이대로 두고 가면 다른 사람이 데려가서 잘 보살펴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소녀도 잘 알고 있었다.
이 순간의 선택이 두려워 지어낸 거짓말이었다.
“어떡할까…” 소녀가 망설이듯 말했다.
야옹은 짧게 꼬리를 흔들었다.
“넌 이미 마음을 정했잖아.”
소녀는 놀란듯 야옹을 쳐다보았다.
야옹이 부드럽게 말했다.
"용기를 내. 넌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야."
야옹은 소녀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새에게 널 만난 건 큰 행운이야. 그리고 너에게도, 이 새를 만난 게 아마 큰 행운이 될 거야.”
소녀는 살짝 숨을 고르고,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새를 품에 안고 집으로 데려왔다.
집에 돌아온 소녀는 젖은 새의 깃털을 말려주고 부엌에서 물을 가져와 작은 뚜껑에 담아두었다.
곧 회복한 새가 천천히 부리에 물을 묻히는 모습을 보며 소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 작은 새를 보살펴주며, 오히려 자신의 마음이 위로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히 새를 바라보던 소녀는 안도감과 피곤함에 자기도 모르게 스르르 잠에 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