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

처음

by 밀크씨슬

동네에서 벼룩시장이 열렸다.
소녀는 처음엔 갈 마음이 없었다.
자신이 내놓을 물건이라고는 오래된 냄비뚜껑이나 자잘한 살림살이뿐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걸 누가 사겠어...’
소녀는 시무룩하게 생각했다.


그때 야옹이 다가와 말했다.

“그래도 참여해보는 게 어때?”

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못 팔 텐데, 괜히 힘만 빠질 거 같아.”

야옹은 미소를 지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설령 못 팔더라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면 분명 좋은 일이 생길 거야.

그리고 처음 가보는 벼룩시장이니 그 자체로도 좋은 경험이 될 거고.”

소녀는 야옹의 말이 모두 와닿진 않았지만 처음이란 말이 조금 설렜다.

‘그래, 자주 열리는 것도 아닌데 참여라도 해보자.’


다음 날, 소녀는 냄비뚜껑과 낡았지만 쓸 만한 작은 그릇, 장난감 몇 개를 포장해 들고 나갔다.

벼룩시장은 생각보다 활기찼다.
이웃들이 북적이고, 아이들은 웃으며 뛰어다녔다.

소녀는 작은 테이블에 물건을 펼쳐놓았다.
마음을 먹고 나니 오히려 설렜다.


지나가던 아주머니들이 냄비뚜껑을 보며 이야기를 걸어왔다.
“이거 튼튼해 보이네.”
“어디서 썼던 거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팔지는 못했지만 아주머니들과 정이 들었고

옆자리에서 물건을 팔던 또래의 친구와도 금세 친해졌다.

소녀는 어느새 쉴새없이 재잘대며 웃고 있었다.

이 모습을 야옹은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야옹이 옆에서 말했다.

“오늘 벼룩시장 어땠어? 물건은 거의 그대로네?”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응. 그런데 참여하길 정말 잘했어. 물건이 팔린것보다 더 기분이 좋아!"

"여기 오길 잘했지?"
“응! 오늘 안왔으면 이런 사람들을 만날 기회조차 없었을 거야.”

야옹은 꼬리를 살랑이며 대답했다.
“그러니까 네가 세상에서 제일가는 행운아라니까.”

소녀는 웃으며 야옹을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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