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by 밀크씨슬

소녀의 학교에서 병아리를 기르는 과제가 주어졌다.

각자 한 마리의 병아리를 맡아 닭이 될 때까지 돌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녀는 병아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시끄럽고, 생김새도 낯설어서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병아리들의 지나치게 적극적인 성격이 소녀에겐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는 피할 수 없었다.

“야옹아, 학교에서 병아리를 키우자는데...
난 정말 하기 싫어. 그냥 내일부터 학교 안 가고 싶어.”



야옹은 가만히 듣다가 물었다.
“병아리 키우는 게 왜 그렇게 싫어?”

“무섭단 말이야.
소리 지르면서 다가오고, 먹이는 이곳저곳에 튀기면서 먹고...
정말 버릇없어.
보고 있으면 내 인내심이 바닥나고,

자꾸 위험하게 돌아다니는 것도 싫어.
그리고 내가 잘 키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혹시라도 내가 키우는 병아리가 잘못되면... 너무 슬플 것 같아.
그 생각만 해도 잠도 못 잘 것 같아.”

소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ChatGPT Image 2025년 7월 17일 오후 09_15_12.png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야옹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네가 키우게 될 병아리는 아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병아리가 될 거야.”

“무슨 소리야? 내 말 못 들었어? 무섭고, 걱정된다고 했잖아!”

야옹은 꼬리를 천천히 흔들며 말했다.

“그 모든 걱정은, 네가 진심으로 잘 돌보고 싶기 때문에 생기는 거야.
병아리를 잘 못키울 아이는 그렇게 생각 안해.

무엇보다도, 걱정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실전에 강한 법이야.
그 병아리는 네 덕분에 누구보다 따뜻한 돌봄을 받을 거야.”



소녀는 말없이 야옹을 바라보았다.

걱정은 여전했지만, 내일 학교를 가기 싫은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만약 병아리가 내 손에서 다치면 어쩌지?”
소녀가 조심스레 묻자, 야옹이 소녀 무릎에 올라타 누우며 말했다.

“그럴 일 없게 하려고 계속 고민하고, 애쓸 테니까 괜찮아.
그 마음을 가진 아이는 좋은 병아리 주인이 될 수밖에 없어.”

소녀는 작게 웃었다.
그리고는 야옹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음... 그럼 그 병아리한텐 정말 운이 좋은 일이겠네.
내가 너처럼 옆에 있어줄 테니까.”

이젠 병아리가 조금은 기다려지는 소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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