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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가 되다

청소년 진로 멘토링

by 주루룩

나는 대학시절 교육봉사를 정말 많이 했다.


교육봉사의 첫 번째 글은 약 1년간 진행했던 청소년 진로 멘토링 활동에 대한 글이다.




나는 늘 누군가의 멘토가 되길 꿈꿔왔던 것 같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경제시범학교였기 때문에,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멘토링 활동을 하러 왔었다. 그 시절 나는 금융인이 되면 이렇게 강연도 다니고, 어려운 사람도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시작으로, 금융인에 대한 꿈을 키워왔고,

그렇게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꿈과 현실은 다를 수 있지만!)


내가 그랬듯 나도 누군가에게 꿈이 되고 싶었고,

꿈을 키워주고 싶었다.


꿈을 이룬 순간


22살, 중학생의 멘토가 되었다.

한 명도 아니고 두 명도 아니고 세명이나.


평소의 나는 멘토가 되면 이 얘기도 해주고, 저 얘기도 해주고, 많은 얘기를 들려줘야겠다 생각했는데, 22살은 아직 사회에서 자리도 잡지 않은 나이였고, 사실상 내 미래(직업, 취업, 창업 등)도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이런 나에게 다행이라고 생각이 든 건 좋은 팀원들을 만난 것과 멋진 프로그램을 짠 팀장이 있었다는 것..


멘토링 활동의 시작



우리는 1년간 한 달에 1~3번 정도 모임을 가지며

멘토링 활동들을 했다.


가장 먼저, 멘티들을 모집하기 위해 학부모님들 앞에서

우리가 무슨 대학, 무슨 학과를 다니고 있는지 또 어떤 걸 가르쳐줄 수 있는지 홍보를 했다.



멘티들 모집이 끝나고 난 후 우리는 1인 2-3 멘티제를 하기로 했고 그렇게 나는 나와 1년간 멘토링을 할 멘티들을 만났다.




기억에 남는 활동들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첫 번째, 가치경매


“아이들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어떤 가치를 살래? “ 를 물어보는 가치경매를 진행했다


살면서 사람이 중요시하는 가치들은 다르다.

사랑, 돈, 명예, 안정, 도전 등등


살면서 내가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는지 아는 것은

스스로를 알아가는 첫걸음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두 번째, 대학탐방

내가 고2, 고3 시절 대학탐방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홍보대사 언니 오빠들을 보며 대학교에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런 홍보대사의 역할을 우리가 한다니.



세 번째, 세 얼간이 영화 관람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하는 것,

꿈을 계속해서 찾아가는 것,

어떤 것도 정답인 삶은 없지만,


“ALL IS WELL"

모든 것이 잘 될 거야 라는 주문을 걸었던 날


네 번째, 인생 그래프 그리기

인생곡선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및 미래의 모습을 그래프나 굽은 선으로 표현하게 하는 미술치료기법이라고 한다.


인생 곡선은 하반기 활동이었는데 부끄럽게도 나는 한 달에 1-2회 만나는 멘티들에 대해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뭘 잘하는지 뭐가 하고 싶은지도 모른 채 그동안 너무 내 얘기만 해왔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든 하루였다.


그동안 어느 곳을 여행을 다녀왔는지,

친구, 가족들과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행복했던 경험, 또 슬펐던 경험 등


멘티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이 활동으로 느낀 게 있다면 말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게 더 좋다는 거.


내가 경험했던 멘토링은 강연의 방식이어서

멘토의 이야기를 일방향적으로 들을 수밖에 없었지만,

내가 멘티들에게 경험하게 해 줄 멘토링의 방식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인 것 같다는 방향성이 잡힌 날이랄까..


거창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반성의 하루였던 것 같다.



다섯 번째, 마지막 활동


저는 여러분들 보다 게임도 못하고,


제가 중학교 때로 돌아가면 여러분들보다 공부도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여러분의 멘토로 있을 수 있는 건 바로 경험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

살아가면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어떤 길을 선택하면 좋을지에 대한 정답은 못 알려줘도 정답을 맞히는 방법은 알 수 있습니다

그건 바로 나 자신에 대해서 알기 ​

내가 뭘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생각을 많이 하고 많이 기록했으면 좋겠습니다

“ ​




2023년 1월

멘티가 연락이 왔다


그당시 중학생이었던 멘티가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고

대학진학을 준비중인데 멘토링 활동이 생각난다며


내가 멘토링을 시작하기 전

나는 엄청난 멘토는 아니지만,

시간이 흘러 그들이 나와 함께 했던 활동들을 기억해준다면 그건 성공한거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정도면 성공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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