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빛

by 이수

모르던 새에 비가 왔었다고 했다. 밖을 나서니 습한 공기부터 젖은 바닥까지 그 말이 진짜였다는 듯이 날 반겨왔다. 간단한 옷구경과 식사, 카페에서의 시간을 위해 이동하는 시간 동안 나는 조수석에 앉아 차창의 오른쪽 위 구석에 시선을 뺏겨있었다. 맺혔던 빗물이 도로변 가로등 불빛에 빛나 반짝였다. 해는 이미 저문 지 오래인데도 마치 파도에 반사되는 햇살 같다는 생각을 했다. 비는 흘러내리며 방울로 족적을 남겼다. 점이 모여 선이 된다더니 선이 부서지니 점이 되나, 빗물과 함께 이런저런 생각이 같이 흘렀다. 빗방울은 젖은 물기로든 마른 자국으로든 결국엔 흔적을 남기는구나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스치는 불빛이 유리를 캔버스로, 그 자국을 수채화로 만들어냈다. 내가 하는 생각이 과학적으로 맞는지 틀린 지는 중요치 않다. 빗물이 어딘가에 닿아 사방으로 튀는 것처럼 종잡을 수 없는 내 사고회로가 좋았다. W에게 생각을 조금 뜯어 건넸다. W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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