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인덱스

by 이수

생각보다 추운 날씨에 바버재킷을 맞춰 입고 찾은 서울에서 그를 기념한다며 W는 바버에 대한 잡지를 샀다. 5개월 전 이곳에 발 딛었을 때 가장 마음을 두고 왔던 맨 안쪽구석 책꽂이에는 그때완 다른 책들도 섞여 꽂혀있었다. 무작정 방치되어 있는 게 아닌 누군가의 손이 끊기지 않고 닿아 온 것 같아 좋았다. 하얀 벽에 물든 조명의 은은한 주황빛도 여전히 마음에 들었다. 오고 싶을 때마다 올 수 없는 곳이라 그냥 들렀다가 기 싫었다. 엄청 유명하지도, 두껍지도 않은 단순한 제목의 적당한 두께를 가진 책을 사고 싶었다. 여기저기 들쑤시다가 저번에 W의 옆모습과 함께 찍었던 책을 골랐다.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고르고 나니 내 바람 같았다. 이 벅참과 간질거리는 안정감까지도 잡아둘 수 있다면, 그래서 원할 때마다 꺼내볼 수 있다면. 실상 그럴 수 없는 것을 잘 알고 갈수록 바래져만 갈 테지만 유한하니 의미를 갖는 법이라 억울해하진 않겠다. W와 또 함께 방문할 날을 기약하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