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적 자아의 보호 충족감의 결핍으로 인해 심연으로 빠져드는 노라 진이라는 은밀한 페르소나와 마릴린 먼로라는 보편적인 페르소나의 교차편집을 통한 연출로 시대상에 만연한 욕망과, 이를 넘어선 본질적인 남성성과 여성성을 비춥니다.
역사적으로 마릴린 먼로라는 인물은 근현대의 영화산업뿐만 아니라 미국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대변하는 섹스 심벌로서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표상으로서의 입지를 다졌을 뿐 아니라 남성적 경향성과 경직성이 사회문화적 이데올로기로서 고정되었을 때 역시 주도적이고 독립적인 커리어우먼이자 이에 대척점에 존재하는 용감한 인간상으로서 지금까지 그 정신이 계승되어왔는데, 영화에서는 그녀의 다양한 페르소나에 담겨있던 이면과 진실된 내면의 흐름을 보여주는 쪽 보다는 마치 동화처럼 한 주인공의 비극의 연속과 그로 인한 유약한 한 여성을 다루는 도구 정도로 활용하여 입체적인 접근으로 대스타 역시 공통된 아픔과 소소한 곳에서의 기쁨을 공유하고 향유하는 것을 묘출하였다면 더욱 극적인 해방감과 주인공에 대한 감정 이입 역시 쉬웠을 것입니다.
또한 마릴린 먼로의 임신 장면과 자궁의 POV를 통해서 아버지의 보호를 염원하며 지낸 그녀가 이제는 고난과 고뇌를 겪은 또 하나의 태아라는 것을 산부인과 주치의들의 시선을 거울로서 치환하여 시대상의 얼굴을 다른 방면으로 선보여 충격적인 방식으로 비추며, 그녀가 혼자서 고통과 사투를 벌이며 인내하는 장면을 뱃속의 태아의 모습과 교차편집을 통하여 비춤으로써 유약한 심상을 더욱 강조합니다. 마치 마릴린 먼로의 자궁을 한 줄기의 빛 만을 바라보는 동굴처럼 포착하며, 그녀의 내면을 잔인하지만 신랄하고 냉소적으로 비춤으로써 그녀는 보호를 해야 할 대상을 임신하지만, 마릴린 먼로 이전에 노라 진이라는 인물은 시대상이 잉태한 합의적, 판타지적 산물이라는 심상을 인지적으로 병치시킵니다.
또한, 극 중 노라 진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부성애로부터 비롯된 결핍을 느끼는 의존적인 인물로 등장하는데, 그때 이후로 아버지와 같은 포근함과 자상함을 지니고 있는 남성을 꿈꾸며 할리우드에 입성하고, 각종 스캔들과 외부적 사건의 연속을 마치 관객들이 그 시절 필름 영사기에서 상영되는 전통 극장에서 보는 듯한 1.00:1, 1.37:1의 좌우 블랙바를 통해 그 당시의 향수를 자극하는 듯한 스크린처럼 그들의 일상을 마치 영화 속 영화라는 액자식 구성으로 조성하여 시청자가 TV로나 핸드폰으로 보는 그 제삼자의 시선에서 그 당시의 극장 관객들이 마주한 마릴린 먼로라는 캐릭터를 확장적이지만, 일맥상통한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유도합니다.
이를 넘어 1.85:1 비스타 버전, 2.39:1 시네마스코프 비율을 통해서 현대 시점에서 재해석된 결과물을 먼로라는 페르소나를 쓴 노라 진의 수모와 고난의 연속을 낮은 정도의 셔터 스피드와 조리계 계수로 마릴린 먼로로서의 활동을 혼란스럽게 비추고, 찰리 채플린의 형제와 행하는 아버지의 자상함과 보호본능으로 이입하여 행하는 쓰리썸 씬은 마치 마릴린 먼로가 경험한 마약과 강도가 비슷한 극도의 황홀함과 동시에 그 순간만큼은 자유롭게 감각의 향연으로 몸을 맡겨 여행을 떠나는 한 여성의 여행가적 면모를 비추며, 케네디라는 시대의 상아탑과 엮이며 그저 섹스 심벌로써의 이미지로 소모되는 비스타 비율의 장면에서 1.00:1이라는 구시대의 스크린 비율로 매치 컷과 줌 아웃이라는 자연스러운 화면 전환으로 안타까운 감정을 전이받습니다.
그 이외에도 모든 대중(특히 남성)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그녀의 찬란한 인생의 한 장면은 흑백이라는 극단적인 양태의 색감을 띤 연출로 찬란한 추억과 인생이라는 것의 명암을 동시적으로 대조시켜 시청자는 같이 기쁨을 공감하는 것보다는 딱한 감정이 촉발되는 방향으로 원하던 원하지 않든 간에 일방향적으로 안내받습니다. 전반적인 카메라 연출은 예술적이면서 인물이 고뇌하는 섬세한 장면 연출들이 나오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인물의 활용도나 시선에 대해선 상당히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이외에도 모든 대중(특히 남성)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그녀의 찬란한 인생의 한 장면은 흑백이라는 극단적인 양태의 색감을 띤 연출로 찬란한 추억과 인생이라는 것의 명암을 동시적으로 대조시켜 시청자는 같이 기쁨을 공감하는 것보다는 딱한 감정이 촉발되는 방향으로 원하던 원하지 않든 간에 일방향적으로 안내받습니다. 전반적인 카메라 연출은 예술적이면서 인물이 고뇌하는 섬세한 장면 연출들이 나오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인물의 활용도나 시선 역시 아쉬움을 남깁니다.
좋았던 점
- 개개인의 섬세한 감정적 변화의 연출을 각기 다른 카메라 설정(조리개, 셔터 스피드, ISO 등)과 마치 박물관에 전시된 피사체를 강조하는 듯한 극단적 조명 연출로서 시대상의 유산으로 남은 인물의 일대기로서의 분위기를 조성
- 아니 드 아르마스의 충격적일 정도의 마릴린 먼로 연기
- 연극과 같이 극단적으로 피사체를 근접하게 비추어 그녀의 감정 변화를 하나하나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연출
아쉬웠던 점
- 지나치게 마릴린 먼로를 유약한 인간상으로 비춘 편향된 것 같은 연출
- 사실상 극적인 연출보다는 개인의 감정 변화와 사건으로만 극을 진행시킴으로써 드러나는 한계점이 명확하다
- 예술적이지만 조금은 불필요했던 분량의 선정적인 시퀀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