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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m Sep 14. 2022

카터 리뷰

영화를   다음 하드코어 헨리와 같이 액션장르에서 조차 실험적인 영역으로 손꼽히는 원테이크( 컨티뉴어티 ) 액션영화를 한국이라는 어떻게 보면 불모지와 같은 곳에서 이런 비범한 작품이 나온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많이 배우고 느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카터」  봤어요! 놀랐어요!! 카메라가 굉장해요!! 액션영화는 컷을 정밀하게 쪼개 완성하지만,  작품은 구시대적인 카메라 무빙의 개념을 파괴하는 21세기형 장기 회전입니다(카메라 무빙의 진가)! 연결 부분(컷과  사이의 편집점) 파악 가능하지만, '하드코어(하드코어 헨리)' 능가하는 가상의 무한 카메라(한계를 뛰어넘는 카메라 워킹이라는 뜻인듯)입니다! 액션영화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광기입니다! 무전기로의 지시는 MGS(Metal Gear Solid- 작가님 게임) 생각하게 합니다

Death stranding과 같은 시네마틱 게임제작로 유명한 코지마 히데오 작가는 본인이 제작한 메탈 기어 솔리드 시리즈와 비슷하다는 말처럼 주인공이 인식하지 못하는 제4의벽을 넘어선 '인이어를 통한 의문의 목소리'라는 설정을 듣고 관객들 역시 주인공은 모르지만 관객은 실체를 알고 있는 Non-digetic 요소들에 변주를 가미하여 관객과 주인공을 상호등치시켜 외부적인 스토리도 전반적으로 의문의 목소리를 따라 명령하는대로 따라가서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맞딱뜨리는 비밀스러운 음모에 다가가는 일로의 과정을 뚝심있게 밀어붙여서 VR게임하는 감각적 체험의 영역으로까지 다가가게 하는 연출도 독특하고 액션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영상 속에서 행해지는 액션이라고 하는 분야는 eye-trace, 즉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주요 정보가 배치되고 그 정보에 초점을 맞추도록 주변 배경을 조명, 의상의 색감, 환경의 색감을 조화롭게 컴포징(조성)하는 기법으로 현란하고 빠른 템포의 장면진행속도와 카메라 무브먼트를 마치 물이 흘러가는 상태를 멀리서 1인칭 시점으로 좌우 이원적 방향으로 패닝하듯(파노라마 사진처럼 왼쪽-오른쪽 방향으로 움직이는) 편하게 볼 수 있게하는 철저히 계산된 트릭, 어떻게 보면 구조적인 눈속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Death stranding, Metal Gear Solid 시리즈도 스토리 진행만큼은 플레이어가 관조적인 제삼자의 시선으로 [과거-현재의 개연성], [현재의 공간-다른 공간의 동시성]을 부여하는 인지적 몽타주 기법을 통해서 단절된 일련의 컷 단위의 사건들을 개연적으로 엮는 화학적 인지작용을 그 이면의 원인과 궁극적인 이유와 목표를 스스로 연상하는 동떨어진 이야기를 마치 스스로가 그 세계관의 작가 중 한 명으로서 개입한 것처럼 체험의 감각을 촉발하여 괴리감이 극명한 가상-현실간의 간극을 게슈탈트 현상처럼 그 일부가 된 것 같은 자아 증강적인 인지적, 심리적 경험을 제공하는 점에서 게임과 영화라는 장르, 이를 넘어서 이 영화와도 상치되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라는 매체는 마치 직쏘퍼즐처럼 전체에서 일부로 해체의 과정을 거친 테이크 단위의 결합으로 구성된 산물로서 거시적인 결과물의 일부에 속하는 조각들이 융합의 과정을 통해 마침내 그 본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조명, 프레이밍, 세트, 동선(블로킹이라고도 부릅니다), 색감, 카메라 움직임, 페르소나의 연기와 같은 컷 안에 있는 모든 구성요소들을 아우르는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효율적으로 전달하거나 시각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미장셴'이라는 개념이 후기구조주의적인 '게슈탈트'인지법처럼 직관적인 전반적인 퀄리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 카터에서는 전지적 작가의 의도에 맞는 시계태엽같은 일련의 '데우스'적인 계산된 연출들이 마치 투박하지만 정갈하게 합이 맞아떨어지는 듯한 역설적인 혼돈의 개싸움장을 조성하여  때리고 맞는 주체와 객체(beater-beatee) 혹은 전도된 관계, 액션-리액션의 시간적(일차원적) 상관관계에서 파생된 충돌의 에너지로부터 비롯된 카타르시스를 물 흐르듯 흘러가는 듯이 온전히 음미하는데 집중하도록 이끄는 강단과 뚝심이 감독의 내면의 마초적인 느낌을 십분 뽑냅니다.


영화에서 대부분의 시퀀스들은 실제로 현실성보다는 비현실적인 카메라 역동성에 초점을 맞춰 가상내에서의 대척점끼리의 강렬한 충돌로 파생되는 시퀀스에 대한 전율(Cartharsis-charged thrill)을 직관적으로, 미학적이면서 때로는 키치(kitsch)하게 전달하기도 합니다



 좋았던 장면


1. 모텔 격투씬


초반부 십자가 모양으로 카터라는 존재의 복선(foreshadowing) 나타내는 extreme wide angle 맞춰진 God's view (Bird-eye Shot)에서부터 진행되는 시퀀스는 모텔 내부로 진입하는 롱테이크 샷을 기점으로 목욕탕내의 일당백 육탄전으로 에너지를 강렬하게 분출합니다. 그리고 low apature(낮은 조리개 계수로 낮을수록 다양한 심도에 있는 피사체의 초점을  맞춤) deep focus 유지한채 클로즈업 샷으로 진행되는 1:1재치 상황에서 이들을 밀치거나 처지함으로서 클로즈업 샷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나 다른 피사체들과 간격을 형성하여 펼쳐지는 1:n액션을 high angle구도의 위치에서 1인칭 시점으로 바라볼  어안(fish-eye)처럼 왜곡이 발생하는18-24mm정도의 촬영거리를 가지고 있는 extreme wide lens dim-focusing되는 부분 없이 문신과 핏빛으로 물든 지옥도 같은 실내의 넓은 전경을 270 정도로 한눈에 담아내고 폐쇄적인 공간을 탈출했음을 공감할  있도록 좁은 공간을 넘나드는 장면을 tracking shot 통한 왜곡감으로 공간감을 형성하고  뒤로 바로 < 얼티메이텀>에서 봤던 창문과 창문을 넘나드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처럼  사이를 잇기 어려운 부분도 match cut 연기효과를 가미한 dissolve 생각보다 나름 편집점을 자연스럽게 이은  같았습니다. 보통이면 창문을 넘는 장면을 인물의 뒤에서 보여주고 실내 쪽에서 창문을 넘어 들어오는 컷으로 동작을 잇는 cut-on-action형식의 편집과 연출이 대부분이지만 주인공이  때부터 목욕탕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시퀀스를 끊지 않고 그대로 인물 뒤에서 따라가며 담아내는 촬영연출부터 대담하다고 느꼈습니다.

2. 중반부 자동차 3 사이를 넘나드는 육탄전

이 부분에서 쉴 틈 없이 인물을 가격하는 구도를 따라 그대로 회전시키는 핸드헬드 기법, 움직이는 카메라와 인물들, 이동수단과 같은 피사체의 움직임 사이에서 바퀴 사이를 지나고 자동차 사이의 간극을 아슬아슬하게 차지하는 아찔한 공간에서 eye-trace로 일정한 눈높이로 끊임없이 따라가며 자동차의 외부 차체를 따라 움직이는 크레인캠이나 가운데 인물과 양 쪽에 있는 차들이 가운데 점으로 소실되는 듯한 기하학적인 구도로 카메라를 움직이는(자동차의 외부 차체를 따라 움직이는 카메라나 가운데 인물과 양 쪽에 있는 차들이 가운데 점으로 소실되는 듯한 구도) 드론촬영의 향연을 보며 정병길 감독님께서 확실히 미술을 전공하셔서 그런건지 공간적 균형이 깨질 법한 상황에서 확실히 화면에 원형의 왜곡이 존재하는 extreme wide lens를 이용하여 균형감있는 원근법(contrast)과 소실점(Vanishing point)을 유지시켜서 지금껏 타 액션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창의성을 보여주어 롱 테이크 액션의 한계를 부수는 노력들이 눈에 보여 대단했습니다


 

3. 비행기 고공강하씬​​

 미션 임파서블  아웃에서 봤던 고공강하씬에 버금가는 강렬한 속도감을 자랑하는 시퀀스 였습니다. 트래킹 샷으로 강하하는 장면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통해  컨티뉴어티 숏으로 지속적인 화면 전환을 하는 것을 보는 내내  놓고 봤습니다.


4. 마지막 기차, 헬기 전투씬

기다란 기차에서 컨테이너 내부에서의 격투씬과 자동차와 기차 사이에서 벌어지는 격투씬, 그리고  위를 넘나드는 헬기와 레펠탄 군인과의 격투씬에서 바깥 부분을 빠르게  훑는 드론 촬영으로 넓은 공간을  느낌 없이 채우는 공간활용도 좋았고 매드맥스 느낌으로 헬기와 헬기의 충돌, 기차와 자동차의 충돌로 인한 전복, 폭발이라는 듣기만해도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강렬한 씬을 연속적으로 나열하여  끝을 달립니다. 그리고 여기서 주인공과 최종 보스와의 육탄전에서 헬기 조종석 바깥에서 조종하며 싸우고 다른 헬기로 넘나드는 장면을 크레인 캠으로 찍고 wide shot으로 전환시켜 헬기와 헬기를 충돌시키는 장관은 정말정말 창의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았지만 그래도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보니 군데군데 아쉬웠던 부분들도 존재했습니다




아쉬웠던 장면(이랬다면 좋았을 장면)


1. 외적인 연출 부분에서 꼽자면 초반부 모텔-목욕탕으로 넘어가는 씬에서 카메라의 이차원적 동선에서 발생하는 간극을 메꾸기 위한 드론촬영 + 와이어 촬영 + 강하상태에서의 카메라의 이차원적 동선에서 생략된 간극을 자연스럽게 이으려다보니 중간중간 extreme wide lens 왜곡이  상태에서 줌인 줌아웃 기법을 자주 쓰면서 피로감, 3D멀미감을 느낄만한 부분이 더러 존재합니다.  부분은 하드코어 헨리, 악녀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이었고 이번 작품은 POV(1인칭 시점 )  레이미 감독이나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처럼 정적으로 고정된 카메라의 시점이긴 하나, 3인칭 시점으로 여러 피사체와 동적인 상태에 인물들을 담아내는 테이크들이 주이기에 시각적 피로도가 상당히 높은 영화이긴 합니다. 익숙한 사람들은 견딜  있는 정도이지만 아닌 사람들은 확실히 불호의 요소로 뽑을만한 ...그리고 피사체의 뒷면을 지날  확연히 느껴지는 점프컷으로 싸우는 인물들의 피아식별을 하기도 전에 숏이 마치 Whip pan 하듯이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부분이 많았습니다(렌즈에 왜곡이  상태에서 Whip pan기법을 차용하어지러울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정적인 화면에 믹스매치를 통해 CG 덧입히는 작업을 정신없이 움직이는 화면에서 설정하려니 그래픽 작업이 들어간 부분의 프레임이 현저하게 뚝뚝 끊기는 부분이 많고 특히 이런 부분에서 슬로우 모션, 줌인 줌아웃을 같이 하면서 너무 두드러지게 티가 나고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 어쩔  없는 부분이지만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내적으로 설정 부분에서도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 바이러스의 피해  감염 여부에 관해 non-digetic요소처럼 인물은 모르지만 관객은 아는 설정이 아닌 관객도 영문을 모른  퀘스트를 깨며 음모의 실체를 접하게 되는 일차원적 방식이라 갑작스럽게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는 전용기에서의 대치 장면은  어떤 공감적 요소가 없을 뿐더러 전후 인과관계가 중간에 삽입되어 이미 상황의 전반을 파악하고 있는 설득력 있는 연출이 아니다보니 뚜렷한 이유가 없고 단지 분위기를 극한으로 밀고 가려는 도구적인 부분으로 소모했기에 작위적이면서 일관성 없는 듯한 감염 상황 묘사는   묘사   있었지만 오직 액션 연출에 피와 살을  내놓은  같아 살짝 아쉬웠습니다.

정병길 감독님의 악녀도 상당히 인상깊게 봤었는데 이런 실험적인 영화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드코어 헨리가 취향에 맞았던 사람으로서 이런 장르의 영화가 불모지인 한국에서 나왔다는 것이 놀랍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장르의 본질적인 특성상 어지럽고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게 확실하지만 확고한 장르적 재미와 그에 따른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적어도 시간이 빠르게  정도로 지루할 틈이 없는 영화이기에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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