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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m Oct 13. 2022

우화적 신화와 신화적 우화의 경계 그 사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론


그리스 이름- Γιώργος Λάνθιμος

생년월일- 27 mai 1973 (49 ans)

출생지- Athènes


우화적 신화와 신화적 우화의 아이러니함

 

이제 인간은 지구상의 자연적 시스템을 계산하고 설명할 수 있으며, 예측을 할 수 있는 범역에 도달하고 있다. 이런 비약적인 발전을 뒷받침하는 것에는 제도와 규범이라는 본성을 억제하고 절제하여 짐승으로 분류되는 존재와 철저히 결을 달리 하려는 것에 있습니다.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써 내려가는 신화 속에 그에 걸맞지 않은 비문명화되고 야만적인 습성을 지니는 '유기체'의 이야기, 즉 짐승의 삶을 담아낸 탐탁지 않는 간섭은 또 다른 '신'으로 불리는 거대한 관념적 틀에 소소한 재미 고리와 상대적 단점들을 상쇄시켜 더욱 완전무결한 존재로의 진전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이 단독적이고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반증하는 거부하고 싶은 천성적 요소들이 하이에나처럼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하이 앵글, 로우 앵글, 와이드 앵글과 함께 주로 지상에서 선보이는 단순한 패닝(PANNING)의 움직임을 복합적으로 동반한 와이드샷과 굉장히 냉혈한적이고 전지적인 POV로 제시함으로써 인물들의 모습을 관객은 마치 제삼자의 입장에서 관찰하는 연극의 양태로 발전시키고, 연극적인 밀리유(milieu)를 현실세계와의 미러링을 통하여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는 체험의 순간을 목도할 수 있도록 인도합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경이로운 대규모의 문명을 이룩한 인간들의 심연에는 규범과 사회적 터부로 인해 감춰지고 간과된 원색적인 추의 영역을 신화 속에 존재하는 블랙코미디적 요소와 등장인물을 통해 경쾌하게 풀어낸 호라시안(Horatian)풍자법, 현실의 도덕성에 집중하여 구조적 정갈함을 띄며 특정 인물이나 사건의 시점으로 담백하게 담아낸 메니피안(Menippan)풍자법, 그리고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상당히 심각하고 사회에서 통용되는 불합리한 요소들로 촉발되는 부조리한 감정의 일련을 통해 통렬하게 비판적으로 표현하는 유베날리안(Juvenalian)풍자법과 같이 자그마한 우화적 가치를 지닌 복합적인 요소들을 대범하게 활용하여 전속의 가치성을 관념적으로 성역시 하는 프로메테우스적 가치를 지닌 인간이라는 생명체를 우화적 요소인 유기체와 별반 다를 것 없는 동물이라는 것을 허무주의적인 관점을 기반으로 한 코즈믹 호러 요소와 상통하는 결의 극히 일부를 가미한 씁쓸한 맛을 전달하는 블랙코미디적 양태를 차용합니다. 이를 통해 신랄한 풍자의 연속인 현대판 디스토피아적 희비극을 창조해냅니다. 특히 그리스 신화나 감독이 창작한 외설적인 주제와 상황 설정을 주로 차용하고 적용하는데, 전 세계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그리스 로마 신화와 같은 창작물들은 날씨와 같은 지구상의 자연적 메커니즘을 주재하는 신(LOGOS)라고 불리는 범접 불가한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재해석된 스스로 살아 숨 쉬고 그 상태를 유지하는 욕망과 본능의 매개체로 묘사됨으로써 우리 인간의 상식과 이해 범주를 초월한 다양한 인간군상을 마치 인간과는 동떨어진 외재적 요소이지만 하나의 거울과도 같은 존재처럼 성찰을 위한 유희로 설파하며 불편한 진실을 항상 회피하고 경시해온 독단적인(arbitrary) 존재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사회 정념과는 철저히 대조되는 비현실적인 요소들을 권력관계라는 수직적 상하관계가 만연한 문명의 구성체계를 지극히 냉소적이고 관조적인 시점에서 제시하여 리좀(Rhizome)적 특성이 곳곳에 분포되어 있는 모순성, 이중성, 그리고 폭력성이라는 대의적 명분의 페르소나를 지닌 형이상학적 특성들을 시각화시킵니다. 이를 혼원관이라는 모든 만물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무작위적으로 흘러간다는 탈중앙적 자연의 이치와 극단적으로 병치되는 철저한 규칙성과 중심성을 정적인 프레이밍으로 담백하게 담아내어 오직 그 행위와 상황의 흐름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합니다. '무'와 '공'의 상태로 그저 흘러가는 대로만 태연자약하게 지나가는 자연의 소리 없는 원초적 투쟁에 따라 사회에서 규정된 규범과는 반대되고 터부시 되는 비도덕적이고, 반인륜적인 행태들을 자연이라는 거역할 수 없는 '무감정'의 상태를 도출할 수 있는 관념의 타협으로 성립된 가상 속 설화를 통해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둘러싼 욕망과 억압, 본능과 같은 불온적인 진실(uncomfortable Veritas)을 제삼자의 영역(Extraterritorized realm)처럼 베일에 싸인 채로 등장시키지만 침묵의 관람 속에서 내면적으로 엄청난 자괴감과 허무감의 압도적 괴리감으로 하여금 형성되는 부조리함을 유도하여 생의 아이러니함을 발견하고 우화적 신화이자 신화적 우화라는 중의적 개념을 함축함과 동시에 하나의 현상을 목도하는 관객을 마치 전지적 시점에서 주재하는 절대자적 위치에 놓였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통념을 신랄히 비판하는 스토리텔링의 방식으로 굉장히 불쾌한 골짜기를 직면적으로 마주하지만, 암묵적인 본능의 아우성으로 점철된 내면은 자연스럽게 주관적인 시선을 내재한 관객들을 한 순간에 범자연적인 관점으로 긴장감이 팽배한 줄다리기 끝에 부조리를 필연적으로 수용하도록 압도시킵니다. 현실적인 상식으로는 연상이 가능하지만 실제 공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으며 일어나서도 안 되는 매우 허과된 표현주의적이고 관객이 전지적 시점으로 몰입 하게끔 하는 연극이라는 점에서 현실세계의 현상과 큰 괴리감을 가지지 않지만, 영화라는 매체는 2차원의 스크린 속에서 벌어지는 공시적인 현상을 다루기에 자칫하면 괴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현실성보다는 신화적 상상력과 은유를 현실에서 관습적으로 목격해왔던 사회문화적, 자연적 형상들을 포악할 정도로 냉철하지만 관조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초현실을 그려내는데, 무대와 관객의 일방향적인 눈높이와는 사뭇 다르게 다양한 역동적이면서 정적인 구도를 잡아내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묘출한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만의 유니크한 프레이밍과 미장센은 아나모픽 렌즈를 이용한 BOKEH라는 렌즈 초점 기법과 익스트림 클로즈 업 샷을 기반으로 피사계 심도를 극히 낮춘 낮은 조리개 계수(Large apature) 상태에서 인물을 가상 속 배경과 동시성(Synchronology)을 띄는 현존성(Existency)을 연극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독백(Monologue)이나 모노 라이팅, 림 라이트를 이용한 개인적 심리묘사와 매우 근접한 상태로 묘사하여 감정 이입할 수 있도록 해주며, 높은 계수의 조리개(Low apature)로 설정된 와이드 렌즈를 기반으로 한 하이 앵글과 로우 앵글의 와이드 샷 구도로 괴리감이 존재하는 우화적 이야기에 이분법적인 차이를 부여하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즉 인지적 몽타주 기법으로 장면 간에 연역적 유추를 통한 개연적인 연결성으로 향후 주어질 상황의 점진성을 고대하게 하여 불균형적인 불안감을 동반하는 임장감을 형성한다. 불협화음에서 오는 조화로움이 내면의 자아를 성찰할 수 있도록 순간적인 인지적 괴리감 감축으로 조성되는 충격적인 독립성, 공허감, 허무함을 비가시적인 초월적 존재의 1인칭 시점과 더불어 스크린을 채우는 필름 그레인과 다채로운 색감 대신 하드보일드 한 느낌을 물씬 풍기는 탈색의 미학을 기반으로 생성된 블리치 바이패스(Bleach Bypass)와 차가운 온도의 색감을 활용한 압도감으로부터 파생되는 공포감의 모순성을 묘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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