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구름이 말해주는 따뜻한 세상
난 정채봉 작가님처럼 행복을 주는 글을 쓰고싶었다.
정채봉 작가의 글을 처음 접한게 내가 중학생쯤 이었던듯 하다. 그때가 1997년쯤? 뭐..정확하진 않다.
꽃그늘 환한물 이라는 책을 처음 읽으며 그 책속의 따뜻함에 짙은 여운을 품었었다.
그때부터 정채봉 작가의 글을 찾아 읽으며 그 분의 세상속에서 함께하는게 좋았다.
흰구름이 전해주는 그 따뜻한 세상 얘기들이 좋아서 읽고, 또 읽으며 나혼자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했었다.
세상 순수한 동화글을 읽으면 왠지 나도 세상 착한사람이 되어 그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랑을 가득 퍼줄수 있을 것 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때 부터 난 하늘을 올려다보며 흰구름도 쳐다보기 시작했다.
등교길에도,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도, 집에서도 창문너머로, 학교에서도 수업 시간에 멍하니....
내가 어느 한 곳에 시선을 둬야하는 때가 아니라면 습관처럼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흰구름을 찾았다.
구름을 좋아하던 때였으니 학교수업 중 구름에 대한 수업을 들었을땐 쉽게 그 수업내용이 귀에 꽂히기도 했었다.
(뭐든 관심이 많은 분야에 지식이 자연스레 따라오는 원리가 여기에 있었음을... 왜 미처 알지 못했을까)
매일을 하늘 올려다보며
'나에게도 찾아와 내 소식 보고가려나?'
오늘은 또 어떤 소식 내려다 보며 재밌고, 마음 따뜻한 얘기들을 풀어 주려는지 흰구름을 작가선생님 대하듯 좋아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책 이야기가 좋아서 자연스럽게 독서 습관이 생겼고, 한권 두권 읽어가는 책들이 늘어나게되었다.
한참 호기심이 가득했던 중학생 시절엔 책방에 매일 들러 로맨스 소설을 읽었고, 고등학생이 되었을땐 고전 문학책들과,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는 책들을 찾아서 골라 읽었다. 그땐 나도 글을 써서 상을 받아보면 좋겠단 욕심에 그리했었는데, 지금 와 생각해보니 참 내가 욕심껏 책을 읽어대기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
욕심가득 자랑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대다보니 그 독서 양에 비해 내 지식이 그리 많이 채워지진 않았었나 보다.
그래도 독서 습관의 기초는 잡혔으니 그것만으로 감사하다 생각해야 할까? anyway. . .
책을 볼때면 난 책 속의 세상 속에서 또다른 내가 되어 숨을 쉬곤 한다.
어땔땐 어린아이가 되기도 하고, 어떨땐 남자로 변하기도한다. 또 어떨땐 내가 이세상에 살아있지도 않는 미물이 되어 그 헛헛함에 덧없어 하기도 한다.
그런 감정들이 내 온몸을 휘감듯 느껴질 때면, 나도 모르게 그 감정들을 나만의 글로 잘 풀어내 보고싶다는 욕구가 생기기도했다.
그때 부터 였을까?
한 글자 한 글자 내 삶을, 내 이야기들을 적어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시도 지어보고, 에세이도 적어보고, 편지도 한참 즐겨쓰곤 했다.
글의 호흡을 살리는걸 좋아해서 글을 쓸때면, 내가 쓴 글을 읽고, 읽고, 또 읽어가며 그 호흡에 어색한 문장들을 고치고 또 고쳐서 나만의 호흡에 맞는 글을 쓰곤 했다.
노트에, 내 블로그에 끄적이기만 했던 낙서들에 살이 붙고 하나의 글이 되어가는 모습을 볼때면, 나혼자 기뻐
마치 신인작가가 탄생하기라도 한거마냥 피식 피식 웃어대며 좋아했었다.
"브런치"가 주는 공간은 적어도 나에게 그런 한줄기 희망처럼 다가왔던것 같다.
그러기도 1~2년 남짓..
세월 속에 바쁜 일상속에 그 열정이 식어가며 내 글을 쓰고자 하는 의욕도, 그 색깔도 흐려지기 마련...
한참 잊고 지냈던 브런치가 다시 내게 손짓을 했다.
회원정보 동의 기간 안내 문자 하나에 내가 잊고 지냈던 지난 추억들이 다시 되살아 났다.
쓰다말았던 서랍속 글들도 다시 내게 '안녕?' 하고 인사를 하는것 처럼...
그래도 다시 살을 붙일 자신이 없어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도로 넣어 두었었는데...
또 다시 내게 노크를 한다.
똑. 똑. 똑.
내 글의 조회수가 4000이 넘었어요.
똑.똑. 똑. 이래도 날 안쳐다 볼건가요?
피식 웃음이 났었던것 같다. 기억속 저편에 내 글이 있었군아 싶은 마음도 들고, 내가 저때 저런글을 썼었군아 하며 다시 내가 보이기도 하고....
열정도 많이 식어 찬기운만 남은줄 알았는데, 내 마음속에 아직 그 따뜻함이 식지 않고 있었구나...
마침 큰아이가 읽어야하는 책을 도서관에 가서 빌려 오는데, 그 책 목록에 정채봉 작가의 책이 함께 있었다.
그 책을 보자마자 자석에 이끌리듯이 난 다시 중학생이었던 그 소녀로 돌아가 있었다.
단숨에 그 책을 읽어내려가며 난 책 한장 한장마다 다시금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했다.
그러면서 내 가슴 깊은곳 숨어있던 내 감정들이 날 다시 훠이 훠이 감아도는 기분을 느꼈다.
그래.. 내가 이 작가 선생님을 참 많이 좋아했었는데...
이분의 글과 같은 색을 지닌 글이 쓰고 싶었었는데..
같은 냄새가 나도 좋겠고, 비슷하게나마 온도차가 나도 참 좋겠는데...
그중 가장 바라는 소망 이라면 나 같은 독자 한명 생기는 글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을텐데..
사람 냄새 나는..
가슴 따뜻한 이런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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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봉 작가님을 내가 너무 좋아했었지....
난 다시금 내 감정을 따뜻히 안아주어본다.
38살의 내가 15살의 내모습을...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