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집

삶이란?

by 박요한

삶이란


여러 개의 삶을 산다는 것.

다양한 직업을 가진다는 건 어쩌면 그렇게 살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즐겁고 벅차지만, 가끔은 알 수 없는 먹먹함이 찾아온다.

마치 바람 한 점 없는 밤, 깊은 호수처럼.


그 먹먹함의 이유를 굳이 찾지는 않는다.

대신 위스키 한 잔을 따라놓고,

아무 생각 없이 잔을 굴려 본다.

잔 속의 액체가 찰랑이며 반짝인다.

시간이 조금 흐르면, 가슴속 묵직함도

잔의 흔들림과 함께 희미해져 간다.


최고를 꿈꾼 적은 없다.

그저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 삶이 행복하기도, 때론 무겁기도 하다.


이 밤, 창밖에는 바람 한 점 없고,

손끝엔 아직 차가운 잔이 남아 있다.

그렇게, 나는 나의 밤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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