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과 영화

나의 플럼필드

『조의 말』 루이자 메이 올컷, 윌북 출판사

by 두부언니


얼마 전에 『작은 아씨들』을 읽었다. 300페이지가 넘는 두께(가히 법전에 버금가는)의 책을 완독하고 나서, 『조의 말』을 읽으니, 조를 중심으로 이야기의 주요 부분만 빠르게 복기하는 듯했다. 하고자 하는 말을 당차고 위트 있게 하는 조는 확실히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의 모난 부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그 서슬에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매 순간 스스로를 단속했다. 『작은 아씨들』의 서평을 찾아서 읽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조와 닮은 부분을 하나쯤은 갖고 있었다. 나의 경우에는 그런 부분이 너무도 나와 닮아 있어서 더욱 조에게 마음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조의 말』은 300페이지가 넘는 『작은 아씨들』의 이야기 중에서 조가 했던 이야기만을 추려서 다시 엮어냈다. 한글 번역과 영어 원문을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에 각 언어가 주는 뉘앙스를 비교해가며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모국어로 쓰인 원문을 읽을 때는 번역된 글을 읽을 때와는 다른 즐거움을 느낄 있다.


난 꿈을 이룰 열쇠를 이미 갖고 있지만, 그 열쇠로 꿈의 문을 열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어.
I've got the key to my castle in the air; but whether I can unlock the door remains to be seen


같은 꿈을 꾼다 해도, 모든 이들이 꿈에 다다를 순 없다. 잠자리에 들면 눈 앞에 아른거리는 어떠한 풍경과 같이 현실성 없게 다가오는 꿈을 지닌 이들이 있는 반면에, 손만 뻗으면 바로 움켜쥘 수 있는 거리에 꿈을 두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혹, 누군가는 시야에 겨우 들어오는 그 꿈을 가만히 서서 바라만 보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조는 읽고 쓰는 일에 진심인 편이다. 확실히 그녀는 꿈을 이룰 열쇠를 이미 갖고 있는 듯 보인다. 조가 아직 어린 소녀였을 때 그녀의 꿈을 이뤄 줄 열쇠는 책과 펜이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그것은 가족의 형태를 띠는 듯 보이더니, 마지막에 그것은 플럼필드가 되었다. (*플럼필드 : 조가 세운 학교)


당장 꿈을 이룰 열쇠를 갖고 있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갖고 있는 열쇠가 꿈에 맞지 않아도 괜찮다. 꿈의 형태는 계속해서 변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우리는 그 형태에 맞도록 계속해서 열쇠를 갈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희망을 품고 계속 바쁘게 일하자'가 우리의 좌우명이잖아. 누가 그걸 제일 잘 기억하는지 두고 보자고.
'Hope and kepp busy;' that's the motto for us, so let's see who will remember it best.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꿈의 형태는 좇는 일. 그 형태를 좇아서 계속해서 열쇠를 갈아내는 일을 지속하기 위해선, 조의 말대로 '희망을 품고 계속 바쁘게 일'해야 한다. 자꾸만 가빠오는 숨에 멈추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질 때면 떠올리자. 손에 꼭 쥐고 이제까지 갈고닦아 온 열쇠와 저 앞에 징 박아 둔 나의 플럼필드가 서로 맞춤 직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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