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시작, 그러나 분명한 출발
세 번의 낙방, 그리고 네 번째의 합격
브런치 작가 신청에 세 번이나 떨어졌을 땐
“도대체 뭐가 문제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글쓰기 소재가 별로였을까?
내 필력이 부족했던 걸까?
진솔하지 못했던 걸까?
수많은 가능성을 고민하고 돌아보았지만,
결론은 단순했다.
“내가 말한 모든 점이 조금씩 미흡했겠지.”
그래서 다시 한번 정성 들여 글을 써서 보냈고,
이번에는 드디어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그 순간은 정말 기뻤다.
작가라는 타이틀이
갑자기 나를 바꿔놓진 않았지만,
스스로를 더 믿게 되는 작은 성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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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하고 나니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 브런치 작가 됐어.”
“나 글 쓰기 시작했어.”
“한 번 내 글도 읽어봐 줘.”
가족이나 친구에게 자랑도 하고 싶고,
응원도 받고 싶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그런 말을 꺼낼까 말까, 고민했다.
그런 마음이 들 때, 우연히 한 작가님의 글을 읽었다.
그분도 아는 지인 몇 명에게 자신이 글을 쓰고 있다고 말했단다.
하지만 돌아온 건 응원이 아닌 핀잔과 부정적인 말들.
“브런치를 폭발(!)해버리고 싶을 만큼 섭섭했다”는 글을 읽는데 그 상처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 역시 잠시 고민했다.
말할까? 말하지 말까?
그런데 고민 끝에 그냥 말하지 않기로 했다.
브런치는 나만의 공간이고,
내 마음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친구, 지인이 내 글을 읽는다고 생각하면
마음 놓고 쓰기 어려울 것 같았다.
나는 주로 주변의 이야기, 내 가족 이야기, 나의 감정 등을 글감으로 삼는다.
그들이 읽는다고 생각하면,
어쩌면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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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조용히 글을 쓰기로 결정했다.
나는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말하지 못한다.
“나 브런치 작가야.”
“글 쓰고 있어.”
하지만 마음속에선 분명히 알고 있다.
지금 이 길 위에 서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나에겐 충분히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