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를 처음 겪는 딸과, 처음 겪는 나
내 딸은 안 그럴 줄 알았다
“우리 애는 안 그럴 것 같은데.”
사춘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었다.
적어도 내 딸은 아닐 거라고.
엄마랑 자고 싶다고 했던 아이,
안아달라고 먼저 다가오고 뽀뽀를 해주던 아이였으니까.
그런데 중학교 1학년이 되는 순간, 아이는 달라졌다.
마치 스위치가 눌린 것처럼.
이제는 스킨십을 불편해하고
뽀뽀는 더더욱 싫어하며
아침이면 이유 없이 예민해진다.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나는,
솔직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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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에게 거짓말을 한 게 걸렸다.
우리 집에서 학교까지는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다.
늦게 나간 것 같아 걱정되는 마음에
“학교 잘 도착했어?” 하고 전화를 했고,
아이의 대답은 짧게 “응, 학교야.”였다.
그 말을 믿었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학교에서
지각 태만이라는 벌점이 날아왔다.
이상한 마음에 하교 후 아이에게 물었더니
친구랑 같이 가다가 편의점에 들렀고
그래서 2분 정도 늦었다고 했다.
순간 여러 감정이 올라왔다.
화도 나고,
실망도 되고,
‘왜 거짓말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잔소리를 하고 싶었지만
더 말하고 싶지 않아 그냥 넘겼다.
그런데 마음이 계속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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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이건 단순히 지각 때문은 아니다.
2분 늦은 것이 아니라
“괜찮아, 나 학교야”라고 말했던 그 한마디가
내 마음에 걸린다.
초등학교 때는 이러지 않았던 아이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내가 뭘 놓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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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새로운 일이 생긴다.
어떤 날은 너무 화가 나서
내 감정조차 감당이 안 될 때가 있고,
어떤 날은
이 모든 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맞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아주 솔직하게는
“아이를 낳아봐라…”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갈 때도 있다.
그만큼
나는 지금 버거운 시간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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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이도 처음 겪는 시기일 것이다.
나 역시 처음 겪는 엄마의 시간이듯이.
혼나기 싫어서
작은 거짓말을 했을 수도 있고,
친구와의 시간이 더 중요해지는
그 나이의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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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은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고 한다.
잘못을 크게 키우지도,
나 자신을 탓하지도 않고
그저 이 시간을 지나가는 중이라고
조용히 인정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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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은 변했다.
하지만 어쩌면
“멀어진 것”이 아니라
“자라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조금씩 배워가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