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그만둔 나에게(2)
본사 교육이 끝나고,
첫 출근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매장은 조용했고, 손님도 적었고,
일하는 공간이 조금 좁긴 했지만 동선이 익숙해지면 괜찮을 것 같았다.
낯을 가리는 듯한 동료 바리스타는
생각보다 열심히 알려주려 했고,
사수역할을 하는 슈퍼바이저는 성격이 급해 보였지만,
‘나만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이어서 괜찮았다.
그때까지는 정말 괜찮았다.
잘하고 싶었다.
퇴근하면 근무일지를 썼고,
배운 건 복습했고,
쉬는 날엔 시험공부를 했다.
스타벅스에 입사하면 세 번에 걸친 일명 ‘신입고사‘를 보아야 한다.
다들 떨어졌다, 어렵다 말했지만
열심히 공부한 덕에 한 번에 붙었다.
한 문항도 틀리지 않고.
“이렇게 빨리 배우는 건 드문 일이에요.”
“진짜 열심히 하신 게 느껴져요.”
칭찬을 받았고, 솔직히 조금 뿌듯했다.
나, 정말 잘 맞나 보다 생각했다.
시험에 모두 통과하고 음료를 만드는 파트에 들어갔다.
레시피도 모두 외웠고, 새로 출시되는 신메뉴의 레시피도 완벽히 숙지했고.
몇 번 해보면 금방 익숙해질 것 같았다.
다른 카페에서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다.
하나씩, 나의 속도로 해도 되는 일이 아니었다.
단순한 동작인데 내 손은 따라가지 못했고,
하나에 집중하면 다음 것을 자꾸 잊었다.
내가 멍청해진 기분이었다.
쉬는 날에 집 근처 매장에 가기 시작했다.
음료 만드는 것을 구경하며 다시 레시피를 외웠고,
나름대로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공식 교육앱을 하루 종일 들여다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공부를 더 열심히 할수록 더 안 됐다.
무언가 자꾸 어긋났다.
머릿속에는 있는데, 손이 따라오지 않았다.
사수는 점점 조급해졌고, 피드백의 강도도 세졌다.
무엇보다 속상했던 건,
딱히 어려운 일도 아닌데 나는 그걸 따라기지 못하고 있었다는 거였다.
왜 어제보다 나아지지 못하는지,
왜 이렇게까지 안 되는지,
지적을 들을 때마다 “그러게요”밖에 할 말이 없었다.
스스로도 이해가 안 갔다.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스타벅스에 쏟아부었다.
쉬는 날에도, 출근 전에도, 잠들기 직전까지도 온통 스타벅스에만 매달렸다.
그런데도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지?”
그 생각이 머리를 스쳤을 때,
나는 애써 외면했다.
그때까진 몰랐다.
내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