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게 뭔지 아직도 모르겠다.

나를 잘 안다는 말이 어려운 요즘

by 김방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 말, 나는 지겹도록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보면, 정작 내가 뭘 좋아하는지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커피? 한때는 좋아한다고 믿었지만, 정작 카페에 가면 다른 음료를 주문한다.

책? 요즘 억지로라도 읽으려 하고 있지만, 정말 책을 좋아하는 것인지 ‘책 읽는 나’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인지 헷갈린다.

손으로 무엇을 만드는 일도 늘 멋져 보이지만, 시작도 전에 귀찮음이 앞선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너는 뭘 정말 좋아하긴 했던 거니? “


좋아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이 부럽다.

질투보다는 동경에 가까운 마음이다.

“어떻게 저렇게 확신할 수 있지?”

그저 멋지고, 신기하다.


요즘 나는 꽤 한가하다.

특별히 급한 일도 없고, 바쁘지도 않다.

그런데 가만히 있으니, 나만 멈춰 있는 느낌이 강해진다.

모두가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뭘 붙잡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일이 생기거나, 뭘 해야 할 일이 생겨도

이걸로 나아지는 게 있는 걸까 싶기도 하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아빠가 덕선이에게 묻는다.

“넌 나중에 뭐가 되고 싶으니”

그리고 덕선은 대답한다.

“모르겠어 아빠. 나는 되고 싶은 것이 없어.”


그 장면이 잊히질 않는다.

나도 늘 그런 마음이었으니까.


덕선이는 고등학생이었지만, 나는 그 나이를 훌쩍 넘겼다.

그런데 여전히 “몰라요”가 내 대답이다.


누군가 “넌 뭘 좋아하니”라고 묻는다면

“맛있는 거요!”하고 웃으면 농담처럼 말하겠지만,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나 자신이 조금 부끄럽고,

때로는 미안해진다.


나는 여전히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싶다.

그걸 위해 북스타그램도 시작했고,

어쩌다 눈에 밟히는 단기 알바에도 지원해 본다.

그렇게라도 내가 나를 탐색하려는 건 분명하다.


뒤쳐졌다는 마음.

나만 나를 모르고 있다는 막막함 속에서

나는 그래도 나를 더 이해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나를 좋아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는 중이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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