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자꾸 날 흔들 때
요즘, 나만 제자리에 멈춘 것 같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건 아닌데, 왠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느낌.
가끔은 정말 바쁘게 움직이는데도 “그래서 뭐?”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SNS를 열면 그 기분은 더 또렷해진다.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누군가는 이사를 간다.
어디는 멋진 접시에 저녁을 차리고, 어디는 일 년에 몇 번씩 여행을 간다.
나는 오늘도 못생긴 뚝배기에 김치찌개를 끓이는데,
괜히 초라해진다.
나만 아직인 것 같다.
비교 안 하려고 해도,
도대체 그게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질감, 소외감, 뒤처지는 기분.
그런 마음들이 가끔씩 올라온다.
그래서 나도 해봤다.
릴스도 찍고, 해시태그고 만들고,
예쁜 풍경을 골라 사진도 올리고.
나도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사는 것도 생각보다 힘들었다.
열심히 놀러 다니는 것도 의무처럼 느껴지고,
이걸 왜 하고 있지, 싶은 순간이 오면
SNS에 업로드하는 것도, 반응을 보는 것도 귀찮아진다.
그래서 또 습관처럼 손가락만 위로 쓸어 올린다.
누구는 해외로 여행을 가고, 누구는 새집으로 이사를 가고,
누구는 귀여운 강아지랑 매번 산책을 하고, 누구는 책, 누구는 커리어.
다들 진짜 멋지게 사는 것 같다.
나는 그냥 구경만 한다.
물론 알고 있다.
SNS에 올라온 것들은 그들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거.
긴 인생에서 예쁜 게 잘라낸 한 장면일 뿐이라는 거.
근데 가끔은 그 ‘한 컷‘조차
나에게는 하다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을 성실히 살아가고 있음에도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한 장면이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괜히 마음이 작아진다.
요즘은 또,
지식이 깊어 보이는 사람,
생각이 똑 부러진 사람들을 보면
더 부럽게 느껴진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뀌는데
어떻게 저렇게 말이 정돈되어 있지?
SNS를 하지 않던 시절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라서
유행에 뒤처지는 기분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자주 나를 깎아내리진 않았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하루가 아니라
진짜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하기 싫은 건 안 해도 되는 하루.
억지로 꾸미지 않고,
어색하게 포장하지 않아도 괜찮은 삶.
그게 내가 바라는 거라는 걸
요즘에서야 조금씩 알게 된다.
아직은 잘 안되고,
가끔은 작아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 스스로의 기준으로 하루를 채워나갈 수 있을 거라고,
천천히, 그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그렇게 믿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