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불안

또 찾아왔니.

by 응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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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이런저런 모토들.
그러려니. 이 또한 지나가리. 나는 자비롭다(?). 안물 안궁. 알빠쓰레빠 등등등. 그럼에도 요즈음 유독 지나가지 않는 불안이 하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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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까지 나와서 좋아하는 걸 하는 마당에 과연 공감받을 수 있는 불안인가 두렵긴 하지만. 그래도 털어놓자면, 요새 저는 나 자신에 대한 두려움과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불안에 또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창작자로서 당연히 언젠가 다가올 고민의 화두일 거라 생각은 했지만 너무도 전 준비가 되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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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하고 맘을 단디 먹은 것보다 훨씬 성큼성큼 기회들이 다가왔어요. 출판의 기회도 그러하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엎어질 각이긴 하지만 웹툰 플랫폼과도 한차례 미팅도 그러했죠. 그 외 조금씩 돈을 벌기까지도.
그런데 전 객관적으로 저를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성큼성큼 다가온 기회들에 성큼성큼 나아가지만 초조함과 불안함도 성큼성큼 커졌어요. 이를테면 책도 오지게 안 읽는 스타일인데 이런 내가 출판이 가당키나 한가... 한동안은 이 생각을 해치우느라 버거웠고. (물론 그래도 한번 저답게 투박하게 풀어나가 볼 생각입니다.)
이런 감정 정상인가. 감사해야 할 상황에 나 너무 책임감 없는 인간인가 싶었어요. 난 아직 준비가.. 내뱉기보단 조용히 열 그림 그리며 감내해야 된다는 것도 잘 알지만 전 역시 어른은 아닌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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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상한 걸까. 안 한다고 하면 될 것을 왜 하면서 이리도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걸까. 회사 다닐 때도 전 늘 버거워하면서도 일을 끌어안는 스타일(논개인가..)이었고 이런 저에 대해 신물이 날대로 난 상태 그 이후 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또 이 비슷한 상황(?) 앞에 나란 사람의 성향을 탓하게 되네요. 자책의 활을 또 날 향해 당기다니. 그림 그리는 게 너무 좋아요. 그래서 그림 그리면서 먹고 살 방도를 필사적으로 찾아갈 뿐인데 결국 또 자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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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천천히 다가와주었으면 좋겠다 싶은 건 제 욕심인 건가 싶다가도 난 어차피 존버 할 건데 천천히 와주라 싶기도 하고요.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고 뭘 하든 그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지만 말이죠. 조금은 내 페이스대로 살려고 백수 된 건데 천천히 와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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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 응켱 (@drawing_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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