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할래, 너의 말말말!

by 은혜

평소 카톡 '나와의 채팅'에 이것저것 스스로 기억해야 할 것들을 메모장처럼 써 놓는 편인데, 아들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다.


'엄마', '물', '고마워', '그네' 등등 아들이 할 수 있는 말이 추가될 때마다 너무 반갑고 감사한 마음에 일일이 다 적어두었었고, 힘들어하는 발음들, 현재 언어치료에서의 주안점 등을 적어두었다.

인지면에서도 몇 피스 퍼즐을 언제 완성했는지, 현재 뭘 할 수 있고 뭘 배우고 있는 단계인지를 세세히 관찰해 써놓았다.

또, 자폐 관련 정신과 약을 복용했을 때도 약 먹은 시간, 용량, 작용, 부작용들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기록해 놓고 다시 간추려 정리해 놓고의 기록들이 '나와의 채팅'창에 즐비하다.


이전 기록을 보다 문득 딸에 대한 미안함이 밀려왔다. 정상발달인 딸은 언제 무슨 말을 시작했는지, 가위질은 언제 했었는지 모른 채 훌쩍 커버려 10살의 소녀가 되 있다. 넌 알아서 잘 컸으니 기록할 필요가 없었다고 치부하기엔 비겁하게 둘러대는 것 같아 마음 한쪽이 아려온다.


도담도담 잘 크고 있는 딸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담아 딸의 이 순간순간의 말들을 기록해 놔야지.



독감 검사를 앞두고,

나: "코로나 검사처럼 코를 찔러서 해야 되는데... 괜찮겠어?"

딸: "와! 나 지금 코 한쪽 막혀 있는데 뚫리겠네? (장원영 포즈를 취하며) 완전 럭키비키잖아!"



내 손을 꼭 잡고 길을 가면서,

딸: "엄마, 나는 1번으론 예주, 2번은 아빠, 3번으론 희주, 4번은 민석이가 좋아. 음... 5번은...

(어디에도 엄마는 없다. 하하.)



길 가다 말고 대뜸,

딸: "엄마, 그때 소풍 때 엄마가 싸 준 도시락으로 나 쪼끔 인싸가 된 것 같았어."

(10월 소풍 때의 칭찬을 3개월 묵혔다 지금 에둘러 해 준다. 하하.)



웃게 해 줘서 고마워, 우리 딸♡

엄마가 딸내미 말과 행동들 마음에, 기록에 잘 새겨 놓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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