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한 분으로부터 장문의 상담 메일이 왔습니다. A4용지 3장 분량의 긴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긴 내용의 글이었지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밴드에서 교수님 글만 보다가 용기 내어 글을 드립니다. 저에게는 중3 아들과 중1 딸이 있습니다. 아들과 딸을 키우면서 좋은 부모가 되어 보려고 나름 많은 부모교육을 받았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 더더욱 공부하고 교육을 받고 저를 바꾸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힘들었지만 습관도 고치려고 노력을 했고, 언어나 행동도 바꾸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이나 주위 사람들, 심지어는 아들과 딸에게도 예전과는 달리 좋은 방향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아서 울컥했습니다. 힘들었지만 교육을 통해 저를 바꾼 것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를 변화시키고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노력을 하는데 정작 우리 애들은 하나도 변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힘들게 저만 바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하고, 친절하게 말해도 돌아오는 것은 저의 가슴을 찢어지게 하는 말들입니다. 부모가 변하면 자녀도 변한다는데 우리 자녀들은 왜 이럴까요? 제가 변했다고 생각한 것이 착각일까요? 아님 제가 뭔가를 잘못하고 있을까요? 이제는 혼란스럽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받아 온 교육들이 모두 허상이었나 싶기도 합니다. 자녀들을 보면 화가 납니다. 자기들도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 텐데 전혀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서운하기도 합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부모교육에 참여하신 분들 중 많은 부모님들이 ‘부모가 바뀌면 자녀가 달라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교육을 통해 부모가 힘들게 변하는 이유는 자신의 변화를 통해 자녀를 변화시키기 위함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가 바뀌었음에도 변하지 않는 자녀를 보면 화가 납니다.
그러나 부모가 바뀌었다고 자녀가 반드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의 변화된 모습이 자녀에게 새로운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자녀의 근본적인 변화는 부모의 변화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모가 변했다고 자녀가 당연하게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바뀌지 않는 자녀를 향해 공격적이고, 화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부모의 변화는 자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저 부모 자신의 변화에 초점을 두면 됩니다. 그리고 자식이 바뀔지 안 바뀔지는 자식에게 달린 것이라는 것을 부모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혹은 자녀의 잘못된 행동이나 습관들을 보면서 자신을 심하게 자책하고 비난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마치 범인을 찾듯 자녀의 행동이나 습관의 원인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결국은 부모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만약 부모 때문에 자녀가 문제아가 되었다고 하는 것은 역으로 자식이 성공을 하면 부모 덕분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식이 스스로 노력해서 지금의 자리에 왔음에도 부모는 그것이 모두 부모의 덕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자녀의 문제와 자녀의 성공을 모두 부모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녀의 인생 전부를 부모가 지배하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자녀는 오직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수동적인 존재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런 부모들은 자식의 인생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고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자녀의 인생에 간섭을 하게 되고, 부모의 간섭을 사랑 혹은 관심이라고 포장을 합니다.
부모가 바뀌면 자녀도 바뀐다라는 신념은 버려야 할 신념입니다. 자녀의 잘못된 행동과 습관, 자녀의 성공 등에 부모가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결정적인 부분은 자녀 스스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조금 어려운 말로 하자면 부모의 변화와 자녀의 변화, 자녀의 행동, 습관과 부모의 양육 간에는 상관관계는 존재할지 모르지만 인과관계는 없습니다.
부모가 힘들지만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하는 것은 자녀가 바뀔지 안 바뀔지와 자녀의 행동, 습관 등은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이지 부모가 일방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정되어야만 비로소 부모-자녀 간의 관계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가 바뀌었다고 자녀도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의 행동은 자녀 스스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행복하다고 해서 자녀도 행복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의 행복은 자녀 스스로 선택해 나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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