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먹은 아이들
얼마 전 한 부모님이 말이 없어진 사춘기 자녀 때문에 고민이라고 상담을 신청하셨습니다. 중 2에 올라간 아들이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고 했습니다.
내담자 : 교수님. 우리 아들은 입에 거미줄 치겠어요. 꿀 먹은 벙어리(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아닌 속담을 빗대어하는 말입니다)가 되어 버렸다니까요. 친구들하고는 조잘조잘 전화도 잘하고, 학교에서는 그렇게 활발하다고 하는데 집에만 오면 엿을 먹은 것처럼 말이 없어져요. 사춘기가 되면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지는 걸까요? 아니면 무슨 불만이 있어서 그런 걸까요? 도통 이해가 안 가네요
상담자 : 우리 집에도 그런 녀석이 한 명 있습니다.
내담자 : 그래요? 그럼 제 고민을 이해하시겠네요
상담자 : 네에. 충분히 이해합니다.
내담자 : 왜 그렇게 말이 없어질까요? 그 나이에는 원래 그런 건가요?
사춘기가 되면서 말이 없어진 녀석이 저희 집에는 둘이나 있습니다. 고 2인 첫째는 말이 없어진 지 오래되었고요. 이제 중2가 된 둘째도 서서히 말이 없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 둘째를 보며 아내가 서운해합니다. 어릴 때는 조잘조잘 말이 너무 많아 피곤했는데 이제는 말이 없어도 너무 없어졌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말이 너무 많아 부모를 피곤하게 했던 자녀들이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왜 말이 없어지는 것일까요? 학교에서 친구들과는 그렇게도 말을 잘하는데 왜 유독 집에만 오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될까요?
사실 사춘기가 자녀들의 말문을 막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말이 없어지는 자녀는 사춘기에 갑자기 말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들이 말이 없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말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나 그렇다고 사춘기가 자녀들의 말수를 줄어들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이런 현상을 이해하려면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질문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고민을 말씀하셨던 부모님께 물었습니다.
상담자 : 혹시 자녀에게 주로 어떤 말을 하시나요?
내담자 : 어떤 말이요?
상담자 : 네에 평소에 자녀에게 어떤 말을 주로 하시나요?
내담자 : 음.... 학원은 안 늦었어? 숙제는 다 했어? 스마트 폰 그만 해라. 씻었어?. 공부는 언제 할 거야?... 주로 이런 말을 한 것 같아요.
자녀가 자랄수록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말들을 잘 살펴보십시오. 주로 어떤 말을 사용하는지 말입니다. 제 아내도 둘째에게 하는 말들이 주로 ‘숙제는?’, ‘학원은?’, ‘공부는?’, ‘양치는?’ 등과 같은 말입니다.
자녀 입장에서 보면 부모가 주로 하는 질문에 길게 대답할 게 없습니다. ‘예’, 혹은 ‘아니요’라는 말로 충분히 끝낼 수 있는 말들입니다.
자녀가 나이가 들면서 말이 없어지는 것은 사춘기라서가 아니라 어쩌면 부모가 하는 말에 굳이 길게 답할 가치가 없어서는 아닐까요? 만약 자녀와 긴 대화를 원하신다면 대화의 내용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부모가 궁금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관심사가 될 수 있는 말이나. 자녀가 신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으로 대화를 한다면 조금은 말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자! 지금부터 말이 없어지는 자녀가 있다면 사춘기라는 것에 핑계 대고 있지 말고 부모가 하는 말의 내용을 잘 살펴보십시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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