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를 응원하다.
(졸혼은 졸업과 결혼이 합쳐진 신조어로서 30-40년 함께 산 황혼기 부부가 이혼하지 않고 각자 따로 살면서 개인 생활을 즐기며 한 달에 한두 번 만나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하는 말로서 일본 중년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문화입니다.)
얼마 전 오랜 친구를 만났습니다. 어릴 적 같은 마을에서 자랐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같이 나왔습니다. 가끔씩 동창회 혹은 명절에 시골 들어가면 얼굴을 보며 지내는 사이입니다.
차를 한 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나 졸혼했다’ 라고 합니다. 깜짝 놀란 눈으로 쳐다보니 씩 웃으며 ‘그렇게 됐어’ 하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합니다.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 친구가 조금 긴장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신혼 때부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온갖 간섭과 잔소리를 견디며 살아왔다... 바보처럼... 몇 번이고 도망치려고 했는데... 차마 아이들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참고 살았다. 신혼 초 부터 맞벌이 하면서 직장 일에 집안일까지 너무 힘들었다.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어.... 지옥같았다....'
그렇게 참고 살다가 자녀들이 성장해서 분가를 했을 때 남편에게 ‘졸혼’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 방방 뛰었다고 합니다. 그런 남편에게 지금이라도 내 인생, 내 시간을 갖고 싶다고, 그렇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고 했답니다.
그 이야기를 듣던 남편이 어렵게 졸혼에 동의를 해 주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살았으면 참고 살지 나이 오십이 다되어서 ‘졸혼’이냐고 주위에서 한 마디씩 하더랍니다. 친구는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결혼 내내 자신은 없고 오직 가족들을 위해 참고 희생하며 살아온 자신이 너무 불쌍해서 지금이라도 불쌍하게 살지 않으려고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결혼 생활 동안 좋은 아내는 아니었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고, 착한 며느리는 아니었지만 악한 며느리도 아니었기에, 자식들에게도 넘치지는 않지만 모자라게는 안 키웠기에 후회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저 더 이상 맞춰가면서 살기 싫고, 가족들 눈치 보며 하루하루 보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을 위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고 싶다고 합니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놀고 싶을 때 놀고, 욕하고 싶을 때 욕하고 그렇게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에게도 한 마디 합니다.
‘네가 그랬지. 남을 위해 살지 말라고. 맞는 말이더라. 따지고 보면 식구도 남이더라. 나를 위해 살라고 했지? 그것도 백번 맞는 말이더라. 자기 인생, 자기 행복이 중요하더라. 식구들을 위해.... 특히 애들을 위해 사는 게 맞다고 생각을 했다. 결혼을 했으니 남편을 위해 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어. 근데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 억울한 생각이 들어..... 나는 뭔가? 나는 왜 살고 있나..... 이런 생각......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니 답답하고, 화나고, 눈물이 나더라.... 내가 이러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닐 텐데.... 나도 내 인생이 있고, 내 행복이 있는데.... 너무 오래 잊고 살았더라...... 그래서 결심을 한 거다. 내 인생 한 번 살아보려고....’
슬프고 애잔한 말인데 친구의 얼굴은 평온해 보입니다. 걱정이 앞서야 하는데 걱정보다는 응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남편과 좋은 동행을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지금은 친구의 선택을 존중해 주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전화를 했다는 친구. 짧은 시간이었지만 더 늦기 전에 자기 삶을 살아보겠다고 용기를 낸 친구. 그런 친구의 선택인 ‘졸혼’도 응원해 봅니다.
친구에게 웃으며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내 인생을 찾고, 행복을 찾는 여행 응원한다. 용기 내기 힘들었을 텐데 대단한 결정을 했네. 혹시나 여정이 지치거나 힘들 때 연락해. 차 한잔 할 시간은 비워둘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용기야’
친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줍니다. 웃는 친구의 얼굴이 많이 평온해 보입니다. 흡사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레어하는 표정 같기도 합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졸혼’이 좋고, 괜찮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랜 시간 남을 위해 살던 친구가 늦었지만 자신의 삶을 살아보겠다고 선택한 ‘용기’를 응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자신의 인생, 행복을 위해 작은 용기를 내고 있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내 인생은 누구도 대신해서 살아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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