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이어 짐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좋은 인연으로 함께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좋은 인연을 만나 교제를 나눈다는 것은 어쩌면 살아가면서 얻게 되는 엄청난 복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독실하지는 않지만 한때는 목회자가 되기 위해 신학을 전공 한 기독교 신자이다 보니 인연이라는 말을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종교를 떠나 ‘인연’이라는 단어가 참 소중하고 감사하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연’은 만나면 행복하고 좋은 사람과의 이어 짐입니다. 감사하게도 저에게는 참 좋은 인연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어떻게 그렇게 젊은 나이에 자리를 잡았어요?’라고 묻는 다면 저는 주저 없이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게 저는 제 인연들에게 참 많은 빚을 지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행복한 부모교육’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퍼져나갈 수 있었던 것도 소중한 인연들 덕분입니다. 어쩌면 저는 참 많은 복을 누리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3년째 밴드를 운영하면서 만난 인연도 저에게는 참 소중한 인연입니다. 비록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밴드에서의 특별한 소통을 통해 이어지는 끈이 소중하고 좋습니다.
그렇게 많은 좋은 인연 중에 저에게 특별한 인연이 한 명 있습니다. 속세의 인연으로 보면 친구인데 지금은 출가를 해서 스님이 된 친구입니다. 가끔 마음이 울적하거나 복잡할 때 갑자기 찾아가도 늘 온화한 미소로 저를 반겨 주는 참 좋은 인연입니다.
기독교 신자가 스님을 찾아가는 것이 이상하다고요? 신(神)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연을 찾아가는 것이니 종교와는 무관합니다. 가끔 스님 친구를 보고 ‘예수 한 번 안 믿어 볼래?’라는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를 던지기도 합니다.
스님은 제가 가면 꼭 차(茶)를 내어 옵니다. 당신이 직접 따서 만든 차입니다. 그렇게 정성스럽게 키우고 만든 차를 잘 우려내서 저에게 내어 줍니다. 온화한 미소와 함께 말입니다. 그러면 저는 이런저런 말을 하고 스님은 들으시다가 한 마디씩 장단을 맞추어 줍니다. 그렇게 3-4시간을 마주 앉아 있다 보면 복잡한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아 좋습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35년이 넘어갑니다. 35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 사이에 하나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두 사람의 간격을 채우는 것의 변화입니다. 처음 마주 앉았을 때에는 참 많은 말들이 오고 갔습니다.
물론 대부분이 저의 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말들보다는 침묵이 그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3-4시간 둘이 마주 앉아 차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또 다른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말들이 오가지는 않지만 주고받는 찻 잔 속에서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전혀 어색하지도, 답답하지도 않습니다. 가끔은 고요한 적막 속에서 차 따르는 소리만 귓가를 울리어도 낯설지 않습니다. 오히려 ‘또르르’ 하며 찻잔에 떨어지는 소리가 참 많은 말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 평온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찻잔에 차를 따르며, 또 그 차를 목에 넘기며 아주 오랜 시간 마주 앉아 있습니다. 가끔은 서로의 눈이 마주쳐 어색한 미소를 짓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커피점에서는 감히 상상을 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저 그렇게 마주 앉음이 좋고, 오고 가는 찻 잔이 좋고, 그 차가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좋은 것입니다. 그것으로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지도, 지겹지도, 힘들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시간이 참 좋습니다.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할 필요도 없고,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머리를 굴릴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생각나는 말을 하면 되고, 하고 싶지 않으면 입을 닫아도 됩니다. 그 스님도 이런 시간을 좋아하는지는 모릅니다.
그저 저는 좋습니다. 마주 앉아 나누는 침묵의 대화가 좋습니다. 오고 가는 차가 전하는 대화가 좋습니다. 저에게 참 좋은 인연이 주어진 것 같아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나눔의 시간이 끝나고 감사의 합장을 하며 ‘또 뵙지요’라고 말을 하면 ‘언제든지요’라고 미소로 화답을 합니다.
오늘 문득 나는 내 주변 사람에게 어떤 인연일까 생각을 해 봅니다. 나 또한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인연으로 기억이 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저 마주 앉음이 좋고, 침묵도 귀한 대화가 되는 그런 인연이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저는 한 없이 많은 말들과, 행동 그리고 계획으로 인연을 만들고 관리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물론 그러한 노력도 저는 귀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한 번 정도는 정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인연만으로 소중해지는 그런 인연이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말들이 오가지 않아도 풍성한 만남,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소중한 관계가 유지되는 그런 인연이고 싶네요.
주위를 둘러보세요,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인연들이 보이시나요? 그 인연들에게 나는 또 어떤 인연일까요?
감사한 마음으로 ‘인연’들과 소중한 만남의 끈을 이어가는 하루 보내세요~~
만남은 인연이지만 관계는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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