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상력의 한계와 타인의 행동
최근 막내가 라면을 끓이는데 재미가 붙었습니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막내도 라면을 좋아하는데, 다양한 종류의 라면을 끓여 먹습니다.
짜장 라면, 비빔라면, 그냥 라면, 짬뽕 라면, 가락국수라면, 가락국수 등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다른 라면을 사서 끓여 먹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막내가 라면을 끓이는 방식이 다양해집니다. 예를 들어 짜장 라면에 비빔 양념을 넣고, 라면 수프를 더해서 먹는다든지, 비빔라면을 부서서 죽처럼 해서 비벼 먹습니다.
그런데 그런 막내의 모습을 보는 게 영 편하지가 않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끓여 먹으면 좋겠는데 이런저런 방법으로 먹으려고 하는 막내를 보는 게 불편합니다.
어느 날 막내가 짜장 라면과 신(辛)라면을 들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습니다.
아빠 : 뭐해?
막내 : 흠.... 이 두 개를 가지고 뭔가 맛있게 끓여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하고 있어요.
아빠 : 참 큰 고민하고 있다.
막내 : 저는 나름 진지한데요
아빠 : 진지? 그게 지금 진지 할 고민이야?
막내 : 그럼요. 저는 지금 진짜 고민하고 있어요.
아빠 : 그냥 쓰여 있는 대로 끓여 먹어
막내 : 싫어요. 저는 다르게 먹을 건데요.
아빠 ; 어떻게 먹을 생각인데
막내 : 음..... 일단 짜장 라면을 신 라면하고 같이 끓여서 물을 버리고 짜장 수프를 넣어서 비벼 먹으면 어떨까요? 면에 신라면 수프가 배여서 맛있을 것 같은데요.
아빠 ; 맛없을 것 같다. 그냥 평범하게 먹어라
막내 : 음... 일단 제가 한 번 해 볼게요.
아빠 ; 거참... 고집은....
그렇게 막내는 희한한 방법으로 두 개의 라면을 조리하기 시작합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라면으로 어떻게 요리를 할지 상상이 안 갑니다.
상상이 안 가니 자꾸 불편해지고, 불편해지니 잔소리가 나오고, 잔소리가 나오니 짜증이 납니다.
약 30분 후 막내가 웃으며 요리한 라면을 가지고 거실로 나옵니다.
막내 ; 완성!~~~~ 먹어 보세요
아빠 ; 싫어!
막내 : 에이~~ 먹어보세요. 맛있어요
아빠 : 맛없을 것 같아. 안 먹을래
막내 : 그러지 말고 한 입만!~~~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한 젓가락을 입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젓가락을 더 먹었습니다. 계속 맛있습니다. 상상하지 못했던 맛입니다.
그런 저를 막내가 씩 웃으며 봅니다. 저도 막내를 향해 웃었습니다. 그렇게 둘이 순식간에 라면을 해 치웠습니다.
타인의 상상력의 한계로 인해 자기 자신의 한계를 결정하지 말고, 자신의 상상력의 한계로 인해 남의 한계를 결정하지 말라는 메이 제머슨의 말이 생각이 납니다.
막내가 하는 행동이 불편하고, 못 마땅한 것은 막내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저의 상상력의 한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상상력의 한계로 막내의 행동의 한계를 결정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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