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에 대해

빨리 가는 것 VS 멀리 가는 것

by 신성철

이 글을 보면서 어쩌면 '팔자 좋은 이야기 하고 있구나'하는 말씀을 하실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그냥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학교 출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방학도 2주 이상 연기가 되어 정상적인 학교 출근은 4월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다 보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몸이 자꾸만 느슨해져 갑니다.


일어나는 시간은 늦어지고, TV 보는 시간도 늘어나고, 그냥 멍 때리고 있는 시간도 늘어갑니다.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에 대한 의미도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평일과 주말의 경계도 희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상관없이 매일 출근해서 일하시는 분들께는 굉장히 미안한 말씀이지만 자꾸만 느슨해져 가는 저를 보며 조금씩 불안해집니다.


아침에 욕실에 들어가 세수를 하는데 거울에 비친 수염 더부룩한 얼굴을 보면서 ‘내가 많이 게을러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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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이유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걸리는 것 자체가 두려운 것이 아닙니다.


나로 인해 주위 사람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해서 외출을 자제하는 것입니다. 특히 식당이나 가게를 하시는 분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조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스스로 게을러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울해지기 시작합니다. 의욕이 더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의욕이 사라지니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만 갑니다. 가만히 있는데도 시간은 참 빨리도 흘러갑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몇 해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강사를 할 때였는데, 방학에 할 일이 없어 집에만 며칠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나 자신이 게을러져 간다고 생각을 했고, 그때부터 우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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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나기 위해 뭐라고 해야 되겠다고 다짐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계획에 따라 실천을 못하게 되면 우울에다가 좌절과 실망감까지 더해서 저를 괴롭힙니다.


거기에 SNS에 올라오는 동료들의 일상을 보면 더더욱 제 자신이 한심해집니다. 왠지 뒤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게으르게 느껴집니다. 게으르게 느껴지면 나 자신이 실패자가 된 것처럼 우울해집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한걸음 늦는 것이 게으른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게으름을 다른 관점으로 보면 여유가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여유가 있기에 서두를 필요가 없고 서두를 필요가 없기에 더딘 것입니다. 그런 더디고 늦은 걸음이 빨리 갈 수는 없어도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럴지도 모릅니다. 집에서 한 없이 쳐져가는 것이 게으름이 아닌 멀리 가기 위한 여유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게으른 민족은 없습니다. 게으른 사람도 없습니다. 여유 있는 것이고, 느린 것이고, 멀리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시간을 한 번 즐겨 보기로 했습니다.


나는 지금 게으른 것이 아니라 멀리 가기 위해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빨리 갈 수는 없어도 멀리 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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