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품

봄바람 같은 엄마의 품

by 신성철

어린 시절(정확히 몇 살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3월 늦은 날 오후, 툇마루에서 놀다가 잠깐 잠이 들었습니다.

3월 말 오후이긴 하지만 툇마루에 불어오는 봄바람은 아직도 쌀쌀했습니다. 잠결에 추워서 몸을 웅크리면서 자다 깨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때 무언가 이불을 덮은 듯 따뜻한 기운이 들었습니다. 이내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참 따뜻한 낮잠이었습니다.

포근하게 낮잠을 자고 눈을 떠 보니 따뜻했던 것은 이불이 아니었습니다. 위에서 저를 내려다보며 살포시 웃으시던 엄마의 품이었습니다.

따뜻한 봄바람 같은 엄마의 품에 안겨 잤던 것입니다. 그렇게 따뜻하고 포근한 곳에서 잔 기억이 아직도 없습니다.

엄마의 품은 너무 따뜻하고 포근했습니다. 어쩌면 엄마라서 더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엄마가 주는 따뜻함이 더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엄마가 얼마 전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 입원을 하셨습니다. 12시간에 걸친 수술과 시술을 하셨고, 일주일 정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다행히 수술과 시술은 잘 끝났는데, 우려했던 후유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심각한 후유증은 뇌경색입니다. 가장 위험하고 좋지 않은 부분에 뇌경색이 발생했습니다.

오른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기 시작을 했고, 말도 어눌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계속된 약물 투입과 치료도 다행히 조금씩 진전이 있었고, 지금은 일반병실로 오셨습니다.

여전히 거동을 못하시고, 치료와 재활을 하고 계십니다. 주간에는 간병인이 와서 어머니를 돌보고 야간은 저와 동생들이 번갈아 간병을 합니다.

불이 꺼지고 모두가 잠든 새벽.

잠든 엄마를 봅니다. 거친 숨을 내쉬며 잠든 엄마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듭니다. 엄마 손을 잡아 봅니다.

문득 예전 저를 살포시 안아주시던 엄마의 품이 생각났습니다. 위에서 가만히 엄마를 안아 보았습니다.

여전히 엄마 품은 따뜻하고 포근합니다.

‘왜.... 이렇게..... 살이..... 많이.... 빠졌어? 힘들지.....? 엄마가.... 많이 미안하네......’

잠에서 깨셨는지 엄마가 제 귀에 대고 어렵게 한 마디 한 마디 하십니다.

‘깼어요? 괜히 내가 깨웠나 보네요. 빨리 주무세요’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띠십니다. 엄마의 품은 여전히 포근하고 따뜻한데 자식은 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그날 오후 오랜만에 강둑을 걸었습니다. 불어오는 강바람이 제법 따뜻해졌습니다. 봄은 봄인가 봅니다.

눈을 감고 온 몸으로 바람을 맞아 봅니다.

옛날 엄마가 쓰다듬던 손길 같습니다. 따뜻하고 포근했던 엄마의 품 같은 바람입니다. 멀리 보고 마음으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렇게 엄마의 아픔 마음과 몸도 봄바람에 멀리 날아갈 수 있게 마음속 큰 소리로 외쳐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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