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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철 Jul 20. 2022

사춘기 테스트

사춘기란?

한가한 토요일 오후. 막내가 치킨 생각이 난다고 합니다. 둘째와 심도 깊은 논의를 거친 뒤 치킨 두 마리를 주문합니다.


아들들이 치킨을 좋아해 한 마리로는 부족합니다. 잠시 후 삼부자가 식탁에 앉아 치킨을 흡입하기 시작합니다.


한참 동안이나 아무런 말 없이 오로지 치킨만을 흡입합니다. 어느 정도 흡입의 시간이 지나자 막내가 둘째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막내: 형아는 사춘기가 언제 왔어?

둘째: 사춘기?

막내: 그래 사춘기.

둘째: 음.... 중학교 2학년 때쯤?

막내: 그래? 그럼 나는 아직인가?

둘째: 근데 사춘기는 갑자기 왜?.

막내: 그냥 내가 지금 사춘기인가 해서 물어본 거야

둘째: 그래? 지금 사춘기가 온 거 같아?

막내 : 그걸 모르겠어. 이게 사춘기인지 아닌지.

둘째: 그럼 테스트를 한번 해보면 되지.

막내: 테스트? 그런 게 있어?

둘째: 있지. 내가 지금 몇 가지 질문을 할 테니까 솔직하게 대답해봐

막내: 알겠어.

둘째: 너 요즘 엄마에게 이유 없이 짜증이나?

막내: 가끔?

둘째: 엄마가 말하면 막 반항하고 싶어 져?

막내: 음... 가끔

둘째: 엄마가 잔소리하면 집 나가고 싶어?.

막내: 그런 건 없는데

둘째: 그럼 너는 아직 사춘기 아니네

막내: 엥? 아게 뭐야?

둘째: 그러니까 네가 엄마에게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반항하고 싶고 집 나가고 싶으면 그게 사춘기라고 보면 되는 거야

막내: 형은 그랬어?

둘째: 그게.... 뭐 그렇지




둘의 대화를 들으니 그럴듯합니다. 저도 중학교 시절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반한 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자녀들이 이유 없이 짜증을 내고 반항하는 것이 부모가 싫거나, 미워서 그런 게 아니라고 하니 안심도 됩니다.


둘째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던 막내가 다시 질문을 합니다.


막내: 그런데 왜 아빠는 테스트에 안 들어가?


둘째가 제 눈치를 슬슬 살핍니다.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둘째에게 말합니다.



아빠: 내 눈치 보지 말고 이야기해

막내: 그래 남자답게 이야기해봐

둘째: 음..... 아빠는...... 이유 있게 짜증이 나고 반항을 하고 싶은 거지.



막내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듣다 보니 기분이 좀 상합니다. 먹고 있던 치킨을 슬쩍 제 앞으로 당기면서 한마디 날렸습니다


‘그만 먹어! 너 많이 먹었다'


순간 둘째와 막내가 어이없다는 듯 저를 쳐다봅니다. 흡사 먹이를 빼앗긴 맹수처럼 말입니다.


치킨에서 눈을 떼지 않는 막내가 한마디 합니다.


'저러니 반항심이 생기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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