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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철 Jan 14. 2019

어제도 그랬잖아!

의미부여


엄마 : 너 컴퓨터로 뭐 하려고 켜는데?

자녀 : 오늘 화상 영어 해야 돼요

엄마 : 화상 영어? 확실해?

자녀 : 네에 화상영어 하려는 거 맞아요.

엄마 : 어제처럼 게임하려고 하는 거 아니야?

자녀 : 아닌데요. 오늘은 화상 영어 할 건데요.

엄마 : 화상영어 하는 거 확실해? 진짜 확실하냐구? 또 게임하려는 거 아니야?

자녀 : 아니라니까요. 화상 영어 할 거라니까요

엄마 : 어제도 너 그랬지? 그러고는 너 게임했잖아!

자녀 : 휴우....... 오늘은 진짜 화상영어 할 거라고요.

엄마 : 내가 너한테 한 두 번 속냐?

자녀 : 거짓말 아니라고요. 오늘은 화상영어 할 거라고요.

엄마 : 너 자꾸 엄마에게 거짓말해라! 너 그렇게 엄마한테 거짓말하고 게임하면 대학은 제대로 가겠냐? 뭐가 되려고 그러는데! 너 미래를 생각 좀 해봐라.

자녀 : 아니 엄마.... 나 오늘 화상영어 한다구요. 게임 하는게 아니구요.

엄마 : 그러니까 그 말을 어떻게 믿냐구

자녀 : 그럼 화상영어 하지 마요? 컴퓨터 꺼요?

엄마 : 너 지금 엄마 협박하냐? 내가 오늘만 지켜본다. 똑바로 앉아서 해!

자녀 : 휴우... 제 말 좀.... 믿어주면 안 돼요?

엄마 : 네가 평소 나한테 한 짓을 생각해봐라. 내가 너를 어떻게 믿냐?

자녀 : 휴우.......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의 현재 행동을 과거의 행동을 통해 판단하려고 합니다. 과거의 행동을 보고 현재의 행동도 어제와 똑 같을 것이라고 미리 짐작 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현재의 행동을 과거의 행동 연장선에서 의미부여를 해서 현재의 행동을 예측하고 해석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의미 부여된 현재 행동은 곧 미래의 행동으로 까지 진행이 됩니다. 어제 컴퓨터로 게임을 했기 때문에 오늘 컴퓨터 앉은 아들은 당연히 게임을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게임을 하면 자녀의 미래는 결코 좋을 리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이렇게 자녀의 현재 행동을 과거의 행동의 연장선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부모님들이 흔히 하는 모습입니다. 저 또한 아들들의 현재 행동을 과거 행동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제의 자녀와 오늘의 자녀는 엄연히 다릅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다르듯이 말입니다. 뭐가 다르냐고 항변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다르다고 하는 것은 어제 했던 행동을 반드시 오늘도 똑같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제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했다고, 오늘도 컴퓨터를 켜는 자녀가 당연히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게임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게임을 하지 않고 자녀의 말처럼 화상영어를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녀가 게임을 할지, 화상 영어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제 게임을 했으니 당연히 오늘도 게임을 할 거라는 생각은 오류를 범할 확률이 높습니다.


어제의 자녀는 어제의 자녀이고, 오늘의 자녀는 새로이 봐야 할 오늘의 자녀입니다. 그러니 자녀의 현재 행동을 과거의 행동과 연장해서 의미부여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오늘의 자녀가 할 행동을 지켜보고 그 후에 이야기를 해도 늦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판단할 때 현재의 행동에 초점을 두고 판단해야 합니다.


과거의 행동은 과거의 행동으로 두고, 현재의 행동은 현재에 맞추어 봐야 자녀와의 행동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어야 관계가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오늘 자녀의 행동을 혹시나 어제의 행동과 연장선에서 보고 있지는 않은지요? 어제는 지나간 시간입니다.

현재 자녀의 행동은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녀의 행동을 잘못 해석하거나 오해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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