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지켜본다는 것

기다려주기

by 신성철

부모교육을 진행하면서 제가 참여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지켜보기’입니다. 자녀의 행동에 간섭하거나 끼어들지 말고 지켜봐 주기를 강조합니다.

부모들 보기에 마음에 들지 않는 자녀들의 행동에 대해 부모들은 참기 힘듭니다. 걱정도 되고, 화도 나고, 짜증 도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자녀들의 행동에 부모들은 당연히 간섭을 합니다. 그러나 그런 부모들을 향해 저는 참고 기다려주는 ‘지켜보기’를 할 것을 강조합니다. 이때 강의를 들으신 부모님들 중 몇 분이 반드시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교수님. 질문이 있습니다. 금방 교수님께서 자녀의 문제행동을 ’ 지켜보기‘를 하라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인지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부모 입장에서 보면 지켜본다는 것은 부모로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되는 것 같아 불편합니다. 왠지 부모로서 자녀를 방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역할을 포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아무리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의 행동에 대해서 부모로서 어느 정도 관여하는 것이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 아닐까요? 그렇게 노력하는 것이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냥 지켜본다는 것은 노력을 하지 않고 그냥 있는 것 같아서 불편하네요’


부모님들의 이런 질문은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지켜보기라는 것이 그저 자녀를 방임하는 것 같아 말처럼 지켜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자녀의 좋지 않은 행동을 보면서 참고 기다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것을 저는 ‘지켜보기’라고 표현을 합니다.

자녀를 지켜본다는 것은 자녀의 문제 행동을 다루기 위해 부모가 익혀야 할 핵심적인 기술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님들이 지켜보기를 이야기하면 불편해하십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켜본다는 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으로 오해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켜보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녀들의 행동에 일일이 관여하는 것보다 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지럽혀져 있는 자녀의 방을 부모가 그냥 치워버리는 것과 자녀가 스스로 치울 수 있도록 지켜보면서 돕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쉬울까요?


그렇습니다. 부모가 그냥 치워버리는 것이 훨씬 더 쉽습니다. 그러나 지켜보면서 기다리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이렇게 지켜본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되고,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절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닙니다.

자녀의 행동을 보며 답답하고 무너지는 내 가슴을 붙잡고 견뎌야 하고, 지금으로선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런 나와 아이를 안타깝게 여기며 사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켜본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이런 답답함과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감정을 터뜨려 버립니다.


설익은 충동적 행동으로 무력감을 이기려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점점 커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시간이 길어져만 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켜보는 것은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지켜보면 어떻게 될까요? 민주주의 부모교육을 만든 드라이커스는 이것을 ‘자연적 귀결’로 설명을 합니다.



자연적 귀결이란 자녀 스스로가 어떤 행동을 해보고 그 결과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깨닫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벌 대신 자녀가 취한 행동에 따른 결과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숙제를 하지 않고 학교를 가는 자녀에게 부모가 개입하여 숙제를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선생님께 꾸중을 듣거나 숙제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결과를 스스로가 경험하고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켜본다’는 것은 자녀가 스스로 그 행동의 결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부모가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 자녀와 불필요한 힘겨루기를 피할 수 있어 관계 악화를 막는 효과가 있으며, 자녀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키우며 스스로를 조절할 능력을 갖게 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지켜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기 때문에 노력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그러니 지켜본다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지켜볼 줄 아는 부모가 가장 적극적으로 부모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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