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눈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일 질 수 있도록

by 신성철

막내가 친구로부터 생일 파티 초대를 받았나 봅니다. 기분이 좋은지 싱글벙글합니다.
생일 선물로 자기가 가지고 있던 것 중 소중한 것을 주기로 결정을 하고는 이것저것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최종 결정한 것이 가장 아끼는 곰 인형입니다. 곰 인형을 들고는 이리저리 살피고는 한 마디 합니다.

‘내일부터 너는 00집에 가야 해. 그러니까 말 잘 듣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

사용하던 것을 선물로 들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아들에게 한 마디 했습니다.

‘사용하던 거 말고 새로운 거 사서 갖다 주지’

‘아니야. 이거 줄래’

‘친구가 사용하던 거 준다고 뭐라 하지 않겠어?’

‘아니. 내가 말했어. 내가 가지고 있던 거 중에 준다고’

‘그래? 친구가 좋다 했어?’

‘좋다 했어. 내가 가장 아끼는 거니까 좋아할 거야’


그렇게 곰 인형을 툴툴 털고는 엄마에게 포장을 해 달고 합니다. 그렇게 선물을 포장하고 편지를 써서 구석에 두고는 자러 들어갑니다. 토요일 아침 일찍 깬 아들이 생일 파티를 가기 위해 준비를 합니다.


‘생일 파티 가는 거야?’

‘네에. 생일 파티 가요’

‘좋겠네.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축하 잘해주고 와’

‘네에’

‘아빠가 태워줄까?’

‘아니. 우리 아파트에 사는 애라서 걸어가면 돼요’

‘그래? 몇 시까지 파티하는 거야?’

‘몰라요. 점심 먹고 놀이랜드 간다고 했는데’

‘그렇구나 조심히 잘 갔다 와. 재미있게 놀고’

‘네에’

그렇게 얼굴에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문을 열고 나갑니다. 베란다로 보니 콧노래를 부르며 옆 동으로 갑니다. 그런데 생일 파티가 있는 동이 아닌 다른 동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잠시 후 친구 한 명과 나오더니 생일 파티가 열리는 동으로 들어갑니다. 아마도 다른 친구랑 같이 간 모양입니다.

점심을 먹고 놀이방을 갔다가 온다고 했으니 족4-5시간은 걸릴 것 같았습니다.

아들을 보내고 서재에서 책을 보는데 현관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나가보니 막내입니다. 시무룩한 얼굴로 돌아온 아들이 소파에 앉아서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왜 벌써와?’

‘..... 그.... 냥....’

‘그냥? 무슨 일 있었어?’

‘..... 몰라....’

‘속상한 일 있었어? 왜 울어?’

‘..............................’

‘아빠한테 말해 봐 왜 그런지’


그러나 막내는 눈물만 뚝뚝 흘릴 뿐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막내를 가만히 안아 주었습니다. 그러자 소리 내서 엉엉 울기 시작합니다. 덜컥 걱정이 되었습니다. 가지고 간 선물 때문인가? 아님 아들이 무슨 실수를 했나?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렇게 울던 아들이 저를 살짝 밀어냅니다.


‘이제 좀 괜찮아?’

‘네에......’

‘왜 그런지 아빠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어?’

‘그.... 게....... 내가 생일 파티 갈 때 친구를 한 명 데리고 갔어’

‘그래. 아빠가 봤어. 너 친구 데리고 가는 거’

‘어..... 친구랑 같이 생일 파티를 갔는데..... 친구 엄마가 나한테 “너는 초대도 안 한 친구를 마음대로 데리고 오면 어떡해” 하면서 뭐라 했어’

‘그래? 많이 놀랐겠구나’

‘근데.... 내가 데리고 간 친구가 그 이야기를 듣고 그냥 집으로 가버렸어’

‘저런..... 네가 마음이 많이 속상했겠구나’

‘그래서... 나도 그냥 왔어....’


아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아들은 생일 파티에 가면서 옆 동에 살고 있는 친구를 데리고 갔는데, 생일을 맞은 친구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초대도 안 한 아이를 데리고 왔다고 타박을 준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집으로 가버렸고, 아들도 그냥 와버린 것입니다.


저녁에 아내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아들이 데리고 간 친구가 결손가정 아이라고 합니다.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어머니가 아이를 키운다고 했습니다.

물론 초대를 하지 않은 이유가 결손가정 아이라서 그렇게 했는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초대하는 입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인원이 생기면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제가 답답하고 화가 난 이유는 자녀의 생일 파티에 초대할 친구들을 당사자가 아닌 부모가 정해주고, 부모의 기준에 따라 아이들을 문전박대하는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자녀가 생각해서 친한 친구들을 초대하는 것은 뭐라 할 수 없지만 부모가 부모의 기준으로 초대할 친구들을 골라 주는 것은 결국 자녀로 하여금 부모와 똑같은 편협적인 기준을 심어 줄 뿐입니다.


퉁퉁 부은 얼굴로 곤히 잠든 막내를 봅니다. 자기랑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지 않고 생일 파티를 같이 간 아들이, 본인은 생일 파티에 앉아 있어도 되는데 박차고 일어나 집으로 와 버린 아들이 오늘따라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 잠든 얼굴에 살짝 뽀뽀를 해 줍니다.


생일파티 초대할 친구까지 정해주시는 부모님들 밑에서 자란 자녀들이 과연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으며, 책임지려 하겠습니까? 자녀를 진짜로 사랑한다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그것이 자녀를 진정으로 위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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