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온 가족이 대중목욕탕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목욕탕보다는 조금 멀지만 물이 좋은 곳이 있어 차로 출발했습니다. 늘 그렇듯이 막내는 차 안에서 매우 분주하고 말이 많습니다.
막내 : 아빠! 아빠는 일 년이 며칠 인지 알아요?
아빠 : 365일이지
막내 : 우와 우리 아빠 천재! 그럼 아빠는 음력이랑 양력 다 알아요?
아빠 : 당연하지’
막내: 우와 우와! 아빠 진짜 천재인데
아빠 : 당연하지 아빠는 아이큐 높아!’
막내 : 이야!! 우리 아빠 최곤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목욕탕으로 갑니다. 일단은 차 안에서 저는 막내에 의해 본의 아니게 천재가 되었습니다. 목욕탕에 도착해서 아내 혼자 여탕으로 유유히 들어가고 저는 세 아들을 데리고 몸도 마음도 무겁게 남탕으로 향했습니다.
옷장에 옷을 넣고 탕 안으로 들어가 온탕에 몸을 담겼습니다. 아들들도 따라서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탕 안에 몸을 담그고 있는데 막내가 갑자기 저에게 그럽니다.
막내: 아빠 똥 마려워요!
아빠 : 똥? 그럼 화장실 가야지
막내 : 화장실 어디 있는데요?
아빠 : 저 문 열고 나가면 바로 있어
막내 : 알았어요. 갔다 올게요
아빠: 혼자 갈 수 있겠어?’
막내 : 당연하지 나 이제 2학년나 됐어요’
아빠 : 그래! 파이팅
그렇게 막내가 나갔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나갔던 막내가 급히 들어옵니다.
막내 : 그런데 아빠 남자 화장실이 어디지?
아들 : 남자 화장실? 남자 그림 그려져 있는 곳이 남자 화장실이잖아
막내 : 아~~ 역시 아빠는 천재야
이러고 나갔던 막내가 다시 들어옵니다.
막내 : 아빠! 그림이 없어
아빠 : 그림이 없다고? 그럴 리가 있나? 잘 찾아봐
막내 : 찾아봤는데 없어
아빠 : 아닐 텐데 남자 그림 그려져 있을 텐데.
막내 : 없다니까
아빠 : 잘 찾아봐 남자 그림 있을 거야
막내 : 아니 없다니까요
아빠 : 너 진짜 제대로 본거 맞아. 없을 리가 있나?
막내 : 진짜 없다니까. 그리고 나 급한데
이러고 있는데 갑자기 둘째가 그럽니다.
‘아빠 여기 남자 목욕탕이잖아. 그럼 화장실은 당연히 남자 화장실 아니에요?’
그랬습니다. 저와 막내는 지금 남탕에 앉아 어느 것이 남자 화장실인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꽤 큰 목소리로 말입니다. 더군다나 못 찾고 있는 막내를 은근히 무시하 듯했습니다.
'형이랑 같이 가자’
둘째가 막내를 데리고 나갑니다. 나가면서 막내가 저를 보고 씩 웃습니다. 그 웃음이 왠진 찝찝합니다.
분명히 차 안에서는 천재였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