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울타리

양식업자 부모/ 자연산 자녀

by 신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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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 머리 와인색으로 염색하고 싶은데요

부모 : 염색한다고?

자녀 : 네에. 방학이니까 해도 될 것 같아서요

부모 : 방학 끝나면 또 탈색해야 되는데 뭐하러 하려고

자녀 : 그래도 해보고 싶어요. 졸업반이라 개학을 해도 선생님들 뭐라 안 하시니까 입학할 때 까지는 계속하고 있어도 돼요

부모 : 고등학교 입학하려면 공부나 좀 하지 무슨 염색이야

자녀 : 그냥 좀 하면 안 돼요? 친구들도 하는데.....

부모 : 친구들 한다고 너도 해야 되는 건 아니잖아

자녀 : 왜 하면 안 되는데요

부모 : 이유를 몰라서 묻냐? 네가 지금 염색할 나이야?

자녀 : 염색할 나이가 따로 있는 건 아니잖아요

부모 : 너는 왜 해야 할 건 안 하고 안 해도 되는 건 한다고 난리야?

자녀 : 염색하는 게 그렇게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부모 : 내가 볼 때 염색하는 놈들치고 제대로 된 놈을 못 봤다.

자녀 : 염색한다고 다 나쁜 짓 하는 거 아닌데요

부모 : 물론 다는 아니겠지. 염색하고 돌아다니는 애들치고 정신 똑바로 박혀있는 애들을 못 봤다.

자녀 : 왜 자꾸 그렇게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을 해요? 머리 염색한다고 다 이상한 짓 하는 것도 아닌데

부모 : 너는 왜 꼭 안 좋은 것만 골라서 하려고 하는데?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공부나 좀 하면 얼마나 좋아? 속 썩이는 짓만 골라서 한다!

자녀 : 휴우.....

부모 : 한 숨 쉬지 말고 가서 공부나 해라. 대학 들어가고 나서 머리에 염색을 하든 불을 지르든 네 마음대로 해. 그때는 아무 소리 안 할 테니까. 벌써부터 염색 타령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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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부모는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 본인들이 가진 기준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생각의 울타리' 혹은 '이해의 울타리'라고 부릅니다.

즉 부모는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자녀를 집어넣고 양육을 합니다. 그리고 울타리 안에서 하는 자녀의 행동은 대부분 이해를 하고 넘어갑니다.

그러나 자녀가 부모가 만들어 놓은 울타리를 넘어가는 순간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녀의 행동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게 됩니다.


불안해진 부모는 자녀가 울타리를 더 이상 벗어나지 않도록 꾸지람, 훈계, 벌, 칭찬, 강화, 보상, 타협 등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사용해서 자녀를 다시금 울타리 안으로 넣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한 번 울타리를 넘은 자녀는 울타리 안으로 들어왔다가도 수시로 그 울타리를 넘어갑니다. 이때부터 부모와 자녀의 전쟁은 시작됩니다.


울타리 안으로 집어넣으려는 부모와 울타리를 벗어나려는 자녀의 치열한 전쟁은 부모에게는 자괴감을 자녀에게는 반항을 불러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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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어릴수록 부모가 자녀를 울타리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것은 수월합니다. 그리고 어린 자녀들은 부모가 만들어 놓은 울타리를 벗어났다가도 금방 돌아옵니다. 왜냐하면 밖으로 나가는 것이 오히려 두렵고, 부모가 있는 울타리가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녀가 자라면 울타리 안 보다는 바깥에 더 관심을 가집니다. 이제는 울타리를 벗어나도 불안하지 않고 충분히 혼자서도 울타리 밖을 돌아다닐 수 있는 힘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라서 힘이 생긴 자녀를 부모가 강압적으로 울타리 안에만 가두려고 하면 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전쟁을 멈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자녀가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울타리의 문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가고 들어오고를 자녀가 결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너무 불안해서 도무지 할 수 없다면 울타리를 넓혀야 합니다. 자녀의 성장에 맞춰서 울타리를 계속해서 넓혀 자녀가 그 울타리 안에서 뛰어놀아도 충분할 정도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사실 울타리를 벗어나는 자녀는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혼자 힘으로 울타리 밖에서도 충분히 살 수 있을 정도로 자랐다는 것이며, 이런 과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오히려 좁은 울타리 안에서 놀고 있는 자녀가 더 이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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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부모는 울타리를 벗어나려는 자녀를 문제아로 보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울타리를 벗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자녀가 성장하고 자랐고, 어른이 되어간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부모는 울타리를 벗어나려고 하는 자녀를 협박하고, 화내고, 잔소리하기보다 자녀를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고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자녀는 양식장에서 키우는 양식어들이 아닙니다. 어릴 때는 힘이 없어 부모의 울타리에 머물렀을 뿐 자녀는 기본적으로 자연산 들입니다.


이제 부모는 양식장의 문을 과감히 열고 양식장을 떠나는 자녀들에게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도 양식업자에서 벗어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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