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입히고 싶은 옷 그리고 자녀가 입고 싶은 옷

존중하기

by 신성철

부모교육을 마치고 몇 분과 식사를 했습니다. 교육에 관한 내용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는데, 부모님 한 분이 고민을 털어놓으셨습니다.



‘딸이 하나 있어요. 외동딸이라 귀하게 키우고 있어요. 좋은 것도 많이 해 주려고 하고요.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데 착하고 공부도 잘해요. 그런데 한 가지 때문에 딸과 갈등이 있어요. 옷 입는 건데요.... 저는 딸이니까.... 그리고 하나밖에 없으니.... 좋은 옷, 예쁜 옷을 입히고 싶은데 딸은 늘 고무줄 바지에 헐렁한 티 종류만 입으려고 해요. 그래서 매일 아침 전쟁을 합니다. 저는 예쁜 옷을 입히려고 하고 딸은 자기 편한 옷을 입으려고 하고... 급기야는 제가 소리를 지르고 협박을 해요. 그러면 딸은 울고 불고 난리가 나요. 결국은 제가 이기긴 하지만 저도 마음이 안 편해요. 그래서 지금은 딸과 타협을 했어요. 일주일 중 4일은 딸이 입고 싶은 옷을 입고, 3일은 제가 입히고 싶은 옷을 입는 걸로 했어요. 그런데 딸은 저랑 약속을 했는데도 제가 입히고 싶은 3일도 자기가 원하는 옷을 입겠다고 난리가 나요. 어떤 날은 울고불고해요. 저도 알아요. 애가 원하는 옷을 입히는 것이 맞다는 걸.... 그렇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딸이라 좋은 옷 예쁜 옷을 입히고 싶잖아요. 저는 그게 포기가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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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듣던 주위 분들이 한 마디씩 했습니다.



‘그래도 애가 원하는 옷을 입혀야지. 애가 입는 옷인데’

‘엄마가 욕심이 많네. 그건 그냥 애한테 맡겨도 되는데’

‘애가 답답하겠다. 애 마음 좀 알아줘요’

‘엄마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엄마가 양보해야지. 애가 입는 옷인데’

‘애가 너무 답답하겠는데.... 엄마가 너무 이기적 아닌가요?’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다가 순간 모든 분들의 시선이 저에게 쏠렸습니다. 제 의견이 궁금하셨나 봅니다. 그러나 저는 딱히 해 드릴 말이 없었습니다.


이미 다른 분들이 다 이야기를 하셨고, 무엇보다도 당사자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제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 간단히 말을 했습니다.



‘저는 오늘 자녀들이 입은 옷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제가 보기에 예쁘고, 멋진 옷을 입은 아이들을 보면서는 어머니가 참 부지런하구나. 그리고 어머니가 센스가 좋으시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오늘 어머니의 말을 들어보니 옷을 예쁘게 입고, 멋진 옷을 입은 것이 어쩌면 자녀의 의견이 무시되고 어머니가 강압적으로 입힌 옷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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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둘째와 막내가 입는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제가 옷을 골라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골라준 옷을 입은 아들을 보면 깔끔하고 나름 태가 납니다. 그런데 아들이 고른 옷들은 태도 안 나고 뭔가 조금 허접해 보입니다.


만약 아들이 제가 골라준 옷을 입고 태나게 나가는 것은 어쩌면 제가 자녀의 의견을 전혀 존중하지 않은 결과는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해 봤습니다. 물론 자녀도 제가 고른 옷에 만족한다면 다행이고요.


오늘도 출근을 하면서 아이들의 옷을 유심히 봤습니다. 천사처럼 공주처럼 옷을 입은 아이들도 있고, 헐렁하게 편한 옷을 입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옷을 입은 아이들을 보면서 오늘 자녀들이 부모님에게 얼마나 존중받았나 하는 생각도 같이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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