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1패
오랜 기간 준비했던 책이 출간이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저자에게 보내주는 증정본을 들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소파에 앉아 있는 둘째와 막내에게 책을 내밀었습니다.
둘째 : 우와 아빠 또 책 내셨어요?
아빠 : 그래 이번에 새롭게 나온 책이야~~
둘째 : 이야~~ 우리 아빠 보기 하고는 다르네요~
아빠 : 어? 보.. 기.. 하고는 다르다고?
둘째 : 네에! 보기 하고는 다르게 뭔가 멋진 거 같아요
아빠 : 그... 래?... 고맙다...
둘째 : 고맙긴요. 있는 그래도 이야기를 했을 뿐 인걸요
둘째의 말이 칭찬 같기도 한데 뭔가 뒷 맛이 개운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둘째와의 대화가 끝났습니다. 그러자 저와 둘째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막내가 둘째에게 다가가더니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물론 저에게 다 들리도록 말이지요
막내 : 형아!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되는 거야. 특히 아빠한테 그러면 안되지
둘째 :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외모도 중요해
막내 : 아니야 형! 아빠를 봐. 책도 잘 쓰고 교수님도 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외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둘째 : 물론 그렇지. 그래도 외모도 중요한 거야
막내 : 형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아빠는 뭐가 되냐?
둘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뭔가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저를 칭찬하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디스 하는 느낌도 납니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막내의 말이 맞긴 하지만 뭔가 찝찝합니다.
그리고 외모도 중요하다는 둘째의 말도 일리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저와 연결되니 뭔가가 묘해집니다. 칭찬인 듯 칭찬 아닌 듯 칭찬 같은 그런 묘한 느낌입니다.
아빠 : 음... 책을 쓰고 교수를 하는 것과 외모는 전혀 상관없는 것 같은데
막내 : 들었지? 아빠가 그렇다고 하잖아
둘째 : 아빠가 그렇게 말하니까... 음.... 뭔가 신뢰가 가요.
아빠 : 엉? 신뢰?
둘째 : 네에. 그런 거 있잖아요. 외모가 뛰어나고 괜찮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뭔가 신뢰가 안 가는데 아빠가 하니까 확 와 닿아요.
막내 : 나도 그런 것 같아요. 역시 아빠는 대단해요.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 중 ‘생긴 거 하고는 다르네’. ‘보기 하고는 딴 판이네’이라는 말을 할 때가 있었는데, 직접 당해보니 기분이 썩 좋지가 않네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저는 그렇게 하고 있었던 것 같아 살짝 반성도 해 봅니다.
막내 : 형! 아빠가 하는 말 잘 들었지? 외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하잖아. 그러니까 형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아빠처럼 힘내! 알았지?
둘째 : 야!!!
오늘 저와 둘째는 의문의 1패를 당했습니다.
#행복한부모교육 #네이버밴드 #행복을만드는사람들 #세잎클로버 #신성철교수 #행복 #자아존중감 #자기수용 #타자존중 #자유 #자립 #선택 #좌충우돌불량아빠의행복한부모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