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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철 Jan 21. 2019

SKY 캐슬로 보는 부모교육 3

잘난 부모 그리고 자녀

 오늘은 지난 글에 이어 세리네를 한 번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지난 글에는 세리와 아버지와의 관계가 중심이었다면 오늘은 세리와 쌍둥이의 아버지 이야기로 글을 풀어 가고자 합니다.


드라마를 보면 세리의 아버지 차민혁은 현재 로스쿨 교수입니다. 세탁소집 아들로 태어나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 후, 정치인으로 출세하고픈 욕망으로 검사가 되었습니다. 보잘것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출세하기 위해서 치밀한 계산 끝에 장군의 딸과 결혼합니다.


오직 출세만을 위해 달려온 덕에 최연소 부장검사, 차장검사까지 승승장구했으나 무리하게 삼선(三選) 국회의원을 도모하던 장인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 옷을 벗게 됩니다. 불명예 퇴진을 하고 로펌 변호사로 지내다가 각고의 노력 끝에 로스쿨 교수가 되어 스카이 캐슬에 입성한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주위가 대를 이어 의사 가문을 만들어온 금수저 출신 의사들 천지라 태생에 대한 콤플렉스의 뿌리가 깊습니다. 그 역시 대를 이어 명문가를, ‘한국의 케네디 家’를 만들고픈 열망에 가득 차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피라미드를 앞에 놓고  아들을 세뇌시키기 시작합니다. 아빠가 밑바닥에서 이만큼이나 올라왔으니 니들이 요기까지만 올라가면 니들 자식 대에는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올라설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차 씨 가문에서 ‘대통령’을 만들어보자고 아들들을 몰아붙입니다.


자신의 가장 큰 자랑거리였던 하버드 생 딸이 사실은 하버드 근처에도 못 간 것이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아들들에 대한 집착은 더욱더 심해져갑니다. 심지어 혜나가 살해당하고, 충격으로 인해 예서가 흔들리고, 혜나 살인범으로 우주가 감옥으로 간 상황에서도 아들들에게 성적을 올려 1등급으로 올라갈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고 하다가 집에서 쫓겨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굴욕을 당하고도차민혁은 피라미드 꼭대기에 대한 야망은 놓지 못합니다. 급기야는 아내에게 이혼 선언을 당하게 되고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 그는 아들들의 대학입시와 시험 걱정뿐입니다. 자신이 노력해서 이룬 것들을 자녀들도 자신처럼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성공에 부모의 뒷 배경은 필수이기에 자신은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자수성가한 부모들이 계십니다. 좋지 못한 환경 속에서도 각고의 노력으로 현재의 성공을 이룬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우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가난과 외로움 그리고 무시를 이겨내고 지금까지 오신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노력은 감히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이룬 결과들입니다. 그렇게 노력해서 좋은 대학을 갔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온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환경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부모의 지원 없이 혼자서도 이룬 결과물을 부모가 다 밀어주고,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환경을 만들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못한 결과를 내고 있는 자녀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자녀가 나름의 노력으로 만든 결과물에 좀처럼 만족하지 못합니다. 부모가 그런 환경 속에서도 서울대를 갔으면 부모가 완벽하게 만들어준 환경 속에 있는 자녀를 최소한 자신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런 믿음은 자녀의 노력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과정을 보지 않고 오직 결과만을 놓고 판단해 버립니다.


만약 본인이 원하는 정도의 결과물을 내지 못하면 ‘누굴 닮아서’, ‘약해 빠져서’,‘배가 불러서’, ‘힘들어 본 적이 없어서’, ‘머리가 그것밖에 안되나?’, ‘등신 같은 게’,‘현실도 모르고’, ‘그렇게 쉬운 것도 못하고’, ‘밥만 축내고’, ‘바이러스 같은 게’,‘뭐가 부족해서’,‘내가 너 같았으면 날아다녔다’,‘복에 겨워서’ 등의 말로 무시합니다.


이러니 자녀의 감정에 대한 공감은 절대 될 수가 없습니다.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고, 자녀의 꿈이 무엇인지, 자녀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지금 자녀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니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자녀에게 하는 것이 사랑이고 관심이고 정의라고 착각을 합니다.


이런 분들이 가진 가장 큰 착각은 ‘지금은 나의 이런 교육 방식을 싫어하고 미워하고 힘들어 하지만 서울대를 들어가고, 사회에 나가 살다 보면 나의 이런 방식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 거야. 지금은 자식들이 내 마음을 몰라줘도 언젠가는 이런 내 마음을 이해해 줄 거라고, 그러니까 지금 좀 힘들고, 싫더라도 참고해야 되는 거야, 언젠가는 내 진심을 알게 될 거야’입니다.


그렇게 믿고 살아온 아버지가 자녀에 결국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차민혁의 딸이 아버지에게 던진 말입니다.


‘아빠는 실패한 인생이야. 자식들에게 존경받는 부모가 성공한 인생이라는데 아빠는 우리 집 누구에게도 존경받지 못하잖아. 실패작은 내가 아니라 아빠야. 아빠는 철저하게 실패했어. 바닥이야 바닥! 완전히 빵점이라고’

부모가 이룬 결과를 자녀도 당연히 이룰 수 있다는 것은 ‘착각’입니다. 그것은 아버지인 자신이 살아온 방식이고, 꿈이고, 결과입니다. 그것은 그것대로 존중받고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존중받고 인정받았던 나의 삶이라도 그것을 자녀가 그대로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자녀는 자녀가 살고 싶은 인생이 있고, 꿈이 있습니다. 부모라면 그런 자녀의 인생을 지지하고 격려하고 도와주고 지켜봐야 합니다. 부모는 의사가 되는 것이 행복이었다면 자녀는 의사가 되는 것이 행복이 아닐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부모는 전교 1등이 성공이고 성취였다면 자녀에게는 그것이 고통이고 지옥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얼마나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스스로 행복한 것을 찾고 만들어가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신의 인생의 경험을 기준으로 그것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삶을 그만두는 것이 좋습니다.


꼰대는 나이가 많다고 꼰대가 아닙니다. 자신의 경험이 기준과 정의가 되고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순간 꼰대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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