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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철 Jan 24. 2019

SKY 캐슬로 보는 부모교육 4

나는 누구인가?

 오늘의 주인공은 예서 아버지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사립 고등학교 전교 1등 딸의 아버지, 대한 의협 회장직을 연임했던 의사 아버지와 명문 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 사이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난 금수저, 학창 시절 내내 전교 1등, 학력고사 전국 수석 타이틀에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재직 중인 병원의 차기 병원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강준상입니다.  


그렇게 살아가던 인생에 사건이 발생합니다. 결혼 전 만났던 여자에게서 태어난 딸이 사경을 헤맬 때 알아보지 못하고 외면해 버립니다. 둘째 딸을 통해 자신이 외면했던 아이가 자신의 친딸임을 알게 됩니다. 거기에 더해 그런 자신의 딸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 큰딸의 성적을 관리하는 사람이고 그것을 아내와 딸이 알고 있음에도 성적을 위해, 서울대 의대를 진학하기 위해 숨기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충격을 받은 그는 어머니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묻습니다. 자신의 딸을 죽인 괴로운 심정을 토로합니다.


‘어머니가 하라는 대로 평생을 살았어요. 어머니가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해서 학력고사 전국 1등까지 했고, 어머님이 의사 하라고 해서 의대를 갔고, 어머님이 병원장 되라고 해서 그거 해보려고 기를 쓰다가 내 새끼 죽음으로 내몰고 죽였잖아요. 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떻게 의시 노릇을 하냐고요. 나 이렇게 만든 건 어머니세요. 지 새끼도 못 알아보고 출세에 눈이 멀어... 그까짓 병원장이 뭐라고! 내일모레 쉰인데 어떻게 살아야 될지도 모르는 놈을 만들어 놨잖아요! 어머니가!’


그러나 어머니는 자식의 괴로움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아들의 나약함에 조소를 보냅니다. 자신은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것이 아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급기야 강준상은 어머니와 아내 앞에서 폭탄선언을 합니다.



강준상 : 저 병원 사표 낼 겁니다.

어머니 : 뭐? 뭘 내? 병원장이 코앞인데,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사표를 내?

강준상 : 어머니는 언제까지 저를 무대 위에 세울 실겁니까? 그만큼 분칠하고 포장해서 무대 위에 세워놓고 박수받았으면 됐잖아요.

어머니 : 뭐?..... 분.. 칠?...

강준상 : 어머니 뜻대로 분칠 하시는 바람에 제 얼굴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도 모르고 근 오십 평생을 살아왔잖아요.

어머니 :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지금까지 내 덕분에 대학병원 의사로 순탄하게 살아왔으면서 이제 와서 내 탓을 해?

아내 : 여보 당신 얼굴 뭔데? 어머니 아들, 우리 예서 예빈이 아빠, 내 남편, 주남대 의사 그것 말고 당신 얼굴 뭐? 뭐가 더 있는데

강준상 : 강준상이 없잖아, 강준상이! 내가 누군지를 모르겠다고. 여태 병원장 하나 보고 살아왔는데 그거 하나 쫓다가 내 딸 내 손으로 죽인 놈이 되어 버렸잖아, 병원장 그게 뭐라고...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허깨비가 된 거 같다고 내가!


강인한 줄 알았고, 자만심에 가득 차 있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어머니의 꼭두각시로 살아왔던 것이 강준상이었습니다. 학벌과 출세 지향적인 부모의 욕심에 가장 상처 입고 파괴되어 가는 건 결국 자녀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모델이 강준상이었던 것입니다.

생명력을 가진 존재 즉 생명체를 유기체라고 합니다. 모든 유기체는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며, 유기체는 잠재력을 실현하려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계란은 닭이 되기 위해, 사과씨는 사과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유기체에게 잠재력은 현실로 실현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재력을 실현하는 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잠재력을 실현화하는 과정에서 동물이나 식물과 달리 인간만이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나’에 대한 질문입니다. 잠재력의 실현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답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잠재력을 만족스럽고 행복하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할 수 있어야 하고,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나에 대한 개념은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나(본질적인 나)와 타인의 평가에 의해서 일어납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평가(의미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렇게 자기라는 개념이 형성되면 자기를 실현하고자 하는 경향성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을 ‘자아실현’라고 합니다.  즉 자아실현이란  ‘내가 스스로 인식한 모습대로 살아가려는 경향성’을 의미합니다.


자아실현은 본질적인 나와 평가에 의해 만들어진 나, 이렇게 각자의 모습으로 실현을 합니다. 이때 본질적인 나와 평가에 의해 인식된 나가 일치하면 행복한 자아실현이 일어나지만 일치되지 않으면 고민하고 고뇌하고 갈등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 개념은 자신의 본질적인 모습으로 형성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자기 개념을 만들어 줍니다. 부모들이 가진 기준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안에 들어올 때만 칭찬하고, 지지해 줍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과 부모가 원하는 것 사이에서 자녀들은 선택을 해야 하는데 주로 자녀들은 부모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면 본질적인 나를 잊고 살아가게 됩니다.


00의 엄마, 00의 아내, 00의 며느리, 00의 아빠. 00의 자녀, 기업의 사장, 부장, 과장으로 살아가게 되고 그 가운데 자신은 없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때 답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본질적인 내가 누구인지 깨닫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본질을 깨닫게 도와주어야 할 사람입니다. 부모의 기준으로 가르치거나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본질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부모는 교사도 아니고, 자문가도 아니고, 충고를 하는 사람도 아닌 상담자가 되어야 합니다. 자녀의 모습을 비출 수 있는 거울의 역할입니다. 평가를 하지 않고 그대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해 주어야 합니다.


자신의 본질을 찾아 이해하고 자신을 본질대로 살아가면 진짜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반면 평가에 의해 인식된 나로 살아가는 것은 가짜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부모가 원하는 것을 하다 보면 잘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잘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랜 시간 평가에 의해 인식된 나를 나의 본질적인 모습, 진짜 자신으로 착각하고 살아간다면 진짜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가면을 쓰고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왜 이 질문이 우리에게 중요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근본이 되어야 하는지 우리가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어머니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잘못되었다고 고백하는 강준상.... 어쩌면 이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이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니 자녀를 키우는 우리 부모들이 새겨들어야 하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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