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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철 Jan 28. 2019

SKY 캐슬로 보는 부모교육 5

비로소 보이는 소중함

 오늘은 드라마에서 재미와 웃음을 담당하고 있는 수한이네로 가봅니다. 수한이 엄마는 강남에 빌딩을 수채나 갖고 있는 건물주 아버지 밑에서 공부보다는 유흥으로 학생 시절을 보냈고, 패리스 힐튼보다 더한 셀럽이 되겠다는 목표로 상류층 결혼 정보 회사를 통해 현재의 의사 남편을 만났습니다. 의사 사모님이 된 그녀의 현재 롤 모델은 아들의 친구 예빈이 엄마인 한서진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녀처럼 완벽한 학습매니저가 될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며 한서진을 카피하고 스캔하기 바쁩니다. 


그리고 3대 독자 아들을 남편처럼 의사로 만들기 위해 온갖 굴욕을 참아가며 한서진의 충실한 꼬봉 역할을 합니다. 왜 아들을 의대에 보내서 의사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자신이 사는 캐슬의 주민들이 자식들을 의대에 보낸다고 하고, 특히 한서진이 딸을 의대에 보낸다고 하고 의대에 보내기로 결정을 합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식이 의대를 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아들에게 공부를 강요합니다.

그러나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아들은 공부에 영 소질이 없습니다. 수학학원에서 실시하는 레벨 업 시험에 번번이 탈락을 합니다. 그나마 같이 다니는 한서진의 둘째 딸이 아들과 함께 기초반에 머물러 있고, 아들과 마찬가지로 레벨 업 시험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아들에게 닦달을 덜하고 있습니다. 한서진이 언젠가는 둘째 딸을 위해 플랜을 짤 것이고, 그 플랜에 자기 아들을 집어넣으면 되기 때문에 현재의 아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나타난 혜나가 예빈이의 과외 선생을 맡게 되면서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버립니다. 늘 같이 공부하고 떨어졌던 예빈이가 레벨 업 시험을 통과한 것입니다. 아들만 레벨 업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게 되고 믿었던 한서진 마저 뒷 통수를 치게 되자  지금까지 참아왔던 화가 폭발해 버립니다. 


무조건 아들을 잡기 시작합니다. 새벽 두 시까지 강제로 공부를 시키고 오전부터 저녁까지 학원을 돌립니다. 가기 싫어하는 아들을 강제로 깨우고,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하면서 아들을 내몹니다. 그러다가 자신이 아끼는 접시들을 깨버린 아들에게 화를 내며 말합니다.



‘고작 60점짜리가 이 비싼 걸 깨? 공부도 못하는 게 왜 하는 짓마다 이 모양이야! 꼴 보기 싫어! 나가! 너 같은 건 공부할 자격도 없어! 학원도 가지 마!’ 내가 어쩌다가 저런 팔푼이를 나아가지고!‘


충격을 받은 아들은 죽고 싶다는 편지를 남긴 채 가출을 합니다. 아들의 가출 편지를 본 엄마는 혼비백산하며 아들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저녁이 되어도 아들을 찾지 못합니다. 울며 아들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아들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행히 황 교수의 도움으로 아들을 찾게 되고 자신을 보고 도망가다가 사고가 날 뻔한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침대에 나란히 누운 모자는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엄마 : 진짜로 죽으려고 했어?

아들 : 나도 진짜 공부 잘해서 엄마 아빠 기쁘게 해주고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안되니까 속상하고... 엄마도 자꾸 화내니까  

엄마 : 그렇다고 엄마 얼굴 보고 그렇게 도망을 가? 엄마가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알아?

아들 : 그땐 엄마 얼굴이 코뿔소처럼 보였단 말이야. 잡히면 죽을 것 같아서...

엄마 : 엄마가 왜...... 소중한 아들을.

아들 : 나도 진심 잘하고 싶은데... 아침부터 저녁 까지 학원 다니는 거 죽을 만큼 힘든 일이야

엄마 : 엄마가 잘못했어 미안해. 엄마는 우리 수한이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 예빈이가 레벨 업 테스트 통과했다는 말 듣고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 봐. 엄마가 절대로... 다시는 수한이 예빈이랑 비교 안 할게. 학원도 우리 수한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다니라고 할게

아들 : 이렇게 태어나서 미안해 엄마

엄마 : 아니야.. 우리 아들 얼마나 소중한데. 엄마는 너 없으면 죽어... 알지? 이리 와 우리 아들... 내 새끼. 



부모들은 가끔 정작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잊고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발견하곤 합니다. 자식은 있는 그대로가 소중하고 가치가 있음에도 다른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려고 합니다. 


접시는 누가, 어디서 만들었느냐에 따라, 얼마 주고 샀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지만 자녀는 존재 그 자체로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이어야 합니다. 만약 자녀를 성적, 출신 대학, 직업, 부모의 배경, 환경 등으로 가치를 판단한다면 깨져버린 접시와 다를 것이 없겠지요. 자녀는 다른 집 아이들보다 공부를 못한다고, 성적을 60점 받아왔다고 가치가 변해서는 안됩니다.


큰 아이가 중 2 때 편지를 써놓고 가출을 했을 때 아들을 찾아 나서며 건강하게 집으로만 돌아와 주기를 바랐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되어갈 때 비로소 알았습니다. 성적을 제대로 받아오지 않아도, 말을 듣지 않아도, 문제 행동을 해도 그저 내 눈앞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것을 아들이 내 눈에서 잠시 사라졌을 때 그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아들이 가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아들을 안고 제가 했던 말은 딱 두 마디였습니다.


‘돌아와 줘서 고맙다’

‘아빠가 미안해’


그렇습니다. 자녀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큰 일을 겪었을 때 비로소 자녀의 소중함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녀의 소중함이 보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이 부모에게 자식을 준 이유는 세상에 내 맘대로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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