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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조커 Oct 08. 2020

완생(完生)이 될 수 없다 한들

지금 미생의 삶을 살고 있다면

"지금 있는 직장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생각이에요?"


회사 건물 1층에 있는 시중은행 본부장님과 식사 자리 중 기습적으로 받았던 질문이었다.


나는 순간 머뭇거리며 답변을 하지 못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나는 직장인은 미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삶일 뿐이라 생각했다. 또한 그런 삶에 대한 미련도 비전도 갖고 싶지 않았다.


내 목표는 단지 40대에 경제적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자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으며,

타고 싶은 차, 집을 구매한 다음 내 명의로 된 카페에 앉아 글 쓰고 강연하며 지내는 순간을 꿈꿀 뿐이었다.


내 생각을 읽으셨는지 본부장님은 옅은 미소를 보여주신 다음 한 말씀을 더 해주셨다.


"임원이나 사장이 될 가능성이 없다면(되고 싶지 않다면인지 적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시간과 에너지를 너무 쏟지 마세요."


함께 식사를 했던 본부장님은 강압적이거나 권위적인분이 아니었다. 단지 대화를 하면서 내가 대학교 후배라는 것과 동향 출신임을 아시게 된 후 애정 어린 조언을 해주셨던 것 같다.


본부장님은 어찌 보면 직장인으로서 별을 달며 '완생'의 삶을 향해 가시는 분이었다. 그렇기에 그 조언이 묵직하게 내 마음속에 파장을 일으켰다. 관점을 달리해서 보더라도 직장생활 10년 차인 내게 누군가는 반드시 해주어야 할 질문이었다.


지금 있는 직장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생각이에요

대기업 입사 후 남들에 비해 내 능력이 크게 뛰어나지 않음을 깨달았고 혹독한 승부의 세계에서 패배하는 것이 두렵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 도망치기에 바빴다.


직장생활 10년 차가 되어가는 지금

40대를 바라보는 지금


더 이상 결단을 미룰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동안 4번의 이직을 하며 솔직히 그리 어렵지 않게 직장을 옮겨왔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그 '운'이  앞으로도 반복되리란 보장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고, 어설픈 '미생'의 삶을 이어가고 싶지도 않았다.


본부장님과 식사 후 나는 '완생'이 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 단순히 본부장님의  질문 하나 때문만은 아니었다. 위기의식, 또 다른 충족감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했을 것이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도망치지 말고

더 이상 쿨한 척 선비인 척 가식 떨지 말고


반드시 승진을 해야 하고,

높이 올라가고 싶다는 마음의 소리에 솔직해지자.

1%의 후회와 미련도 남지 않게 지금 해야 할 것은

.전.력.질.주.이다.


결국 완생(完生)이 될 수 없다 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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