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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조커 Oct 04. 2020

아픔의 공백

멈춰버린 시간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입원을 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딱 한번 손가락이 골절되어 수술 후 입원을 한적은 있었지만 그땐 첫 직장을 그만두고 두 번째 회사 입사를 기다리던 때였다.


지난주부터 허리 통증이 심해지다가 명절 연휴기간에 결국 손을 들고 입원을 했다.


일어설 때도 앉을 때도 허리 통증이 심해지니 결국 선택은 누워있는 것인데, 이것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누워서 책을 보는 것도 휴대폰으로 영화를 보는 것도 몇 시간이지 며칠을 있다 보니 답답함이 느껴졌다.

코로나 19 덕분에 외출, 면회 등이 금지되어 나 홀로 입원하여 병실도 혼자 쓰다 보니 외딴섬에 온 것처럼 비현실적인 기분이 들었다.


입원을 했지만 내 머릿속을 지배하는 건 10월 지점의 실적이었다.  7월 1일 자로 용인지점에 부임을 받고 7-8-9월 3개월 동안 동화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업적 전사 1등, 캠페인 1등, 지점 방송 촬영 등 꿈꾸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칼럼 요청, 책 출간 등 본업 이외의 일들도 너무나 잘 되어 가는 것 같았다. 그와 함께 내 열정과 욕심도 커져만 갔다. 헬스클럽에서 피티가 끝나면 9시가 넘는 시각이었지만 다시 지점으로 와 자료를 만들거나 DB를 분석했다. 회식을 하든 퇴근 후 자취방에 있든 습관적으로 지점에 나갔다.


아무도 없는 지점에서 불 꺼진 사무실을 바라보곤 있으면 때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 3개월 동안 잠을 제대로 자본적이 거의 없었다. 새벽 3~4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곤 했다.


다크호스를 타고 열심히 달리다가 갑자기 급제동이 걸린 기분이었다. 누군가 전화가 와 지금은 모든 걸 내려두고 그냥 건강만 생각해야 된다고 했다.


그래 일단. 건. 강. 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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